[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은 아무리 둘러보고 살펴보아도 새로움을 찾을 수 없는 영화다. 돈과 자신의 명예만을 쫓는 이기적인 워커 홀릭이 우연하게 과거의 흔적(첫사랑, 고향 친구, 부모 등)과 접하게 되면서 현재의 자신을 반성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되찾는 것이나 조금은 안좋은 우연으로 만나게 된 여인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며 낭만적인 사랑을 키워가는 일련의 내용들은 아무리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가 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
그렇담 이 영화가 재미가 없느냐... 아니 난 너무 재미있고 즐겁게 이 영화를 감상했다. 이 영화는 글래디에이터, 블랙호크다운, 킹덤 오브 헤븐 등 소위 대작감독으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다. (혹자는 글래디에이터의 감독과 배우의 만남이라는 광고카피도 보았으리라...) 그런데 그런 선 굵은 영화만을 만들어 온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를 더구나 러셀 크로우는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릴만한 마스크도 아니라는 개인적인 편견이 있어서 과연 이 영화가 어떤 영화가 될까가 궁금했다. (물론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이라는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기대가 무엇보다 컷기에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영화는 처음부터 빠른 편집과 경쾌한 음악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간이 성패를 좌우하는 증권가 그곳에서 신기에 가까운 활약을 하는 맥스와 그의 자신감, 그에대한 사람 들의 평가를 보여주는 숨가쁜 초반을 지나 한가하기 이를데 없는 자연경관을 포함한 포도농장의 전원은 마치 우리 모두가 가고 싶은 안식의 공간인것처럼 맥스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조금은 숨가쁘게 보여졌던 초반을 지나 아름답게 펼쳐지는 포도 밭과 한가로운 시골의 정취 속에서 점점 과거의 순수함을 생각하게 되는 맥스. 속물이 되어버린 맥스에게 옛날 시절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는 고향 집 공간의 구석 구석.. 그리고 새롭게 만나게 되는 친척과 여인 그리고 그곳에서 싹트게 되는 가족애, 사랑...
거장의 노련함이라고 해야하나 연륜이랄까. 영화 어느 멋진 순간은 정말이지 뻔하고 신선할 것 없는 내용을 가진 진부하고 정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이지만 이 영화가 가진 경쾌함, 정겨움, 인간적인 따스함은 이 영화를 사랑스럽고 재미있게 한다. 영화의 인물들이 돈과 자신 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맥스를 변화 시켰던 것처럼 감독은 자신의 역량으로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보기 좋게 포장하여 맛깔스럽고 향기로운 진부하지만 그래도 색다른 느낌의 로맨틱 코미디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이 가을 연인과 즐겁게 로맨틱한 무드로 영화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이 영화를 선택하라고 권하겠다. 적어도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을 가득 지으며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므로..
(총 0명 참여)
1
어느 멋진 순간(2006, A Good Year)
제작사 : Scott Free Productions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