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영화 제목으로는... 자극적인 제목이 판치는 요즘 보기 드물게 순박하다... 영화또한 제목과 맞닿아 있다고 할까...
우리가 잃어버린... 잊고있었던...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작지만 큰 울림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화가 나에게 던진 메시지는 어릴적 읽었던 동화 "파랑새"이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망각의 나라나 무시무시한 숲속 등에서 애타게 찾아헤매던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는게 아니라 바로 자신이 사는 곳... 가까이에 있다는 진리를 던져주지 않았던가..
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의미야 다르겠지만 그것이 아주 먼 것 만은 아니라는것 지금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져도 그것이 결코 불행일 수 는 없는 희망이 있다는 걸... <해바라기>의 오태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
오태식... 실수라지만 사람을 죽이고 10년동안 감옥에 있었고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정말 비루한 인생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을 품어준 가족으로 인해 정말 정말 감사해 했고 사랑했으며 희망수첩에 빼곡히 적어놓은 사소한 것들을 지워가는데 즐거워하며 또한 행복해 했다. 그런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함께 웃고 울 수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정말 행복했다..
물론 영화는 오태식의 사랑과 동경 그리움 희망이 모두 담긴 가족을 위협하는 파국으로 치닫고 태식이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지만... 그 안타까운 애절함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던 건 그만큼 소박한 일상이 아름답고 행복했기 때문이 아닐까? 해피엔딩도 좋지만... 영화적 여운과 상상력은 오히려 극적일 수 밖에 없는 후반부때문에 오래가고 더 깊이 각인된다고 여겨진다...
그렇기에 후반부에 대한 논쟁이 있는 것이고... 개인적으로 후반부의 액션신은 비장하고 슬플 수 밖에 없는 이영화가 슬프지만은 않은 카타르시스를 주는 후련한 영화가 되는데 한 몫했다고 여겨진다... 객석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박수가 이를 증명해준다...
줄거리가 읽히는 영화를 조였다 풀었다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감독의 역량도 괜찮았고, 주조연할것 없이 캐릭터가 살아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영화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데 한몫했다고 본다
그래도 이영화를 가장 돋보이게 한 배우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김래원을 뽑고싶다.. 김래원... 오태식은 순수성과 야수성을 가진 야누스적인 인물인데 김래원이 아니였다면 이렇게 멋진 오태식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그의 애처로운 눈빛에 보듬어주고 싶다가도 언제그랬냐는 듯한 장난끼 가득한 익살맞은 눈웃음에 함께 웃게 만들고 그런가 하면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눈빛에소름이 돋게한다... 눈빛 만으로도 그는 다른 여타배우가 흉내낼 수 없는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오라클에서 그가 내뱉는 대사는 얼마나 가슴을 담아 진정으로 연기했는지 정말 보석같이 빛나는 배우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론 한없는 사랑의 극치를 보여준 위대한 이름 어머니를 연기한 김해숙씨의 연기도 더없이 가슴 뭉클했다.. 태식의 동생역을 맡은 허이재도 그 나이의 순수함을 표현했기에 신인의 어색함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해바라기가 쓸쓸한 이 계절에 가장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내 사견은 이 영화를 보면 행복해진다...로 갈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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