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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좋은 소재와 좋은 배우..그러나 약간 모자란 연출력... 파이널컷
mbold3 2006-10-21 오전 1:39:01 956   [7]

참 인간이라는 게 무서운 녀석들이다.

탄생의 순간에서 죽는 그 순간까지 모든 시각과 청각을 통해 인식되는 것들을 모두 저장시키고자 하다니....

 

영화를 보는 내내 톰 행크스 주연의 '필라델피아'가 떠 올랐다.

영화의 엔딩...톰 행크스의 장례식 장면에서 보여주는 그의 어릴적 비디오가 닐 영의 '필라델피아'와 함께 극장안의 사람들 가슴속을 파고들 때 주르륵 흐르던 눈물...

영상물 속의 한 인간의 행복했던 어릴적 삶과 대조적으로 그의 고통스러웠던 말년과 대비돼서 였을까?

장례식장에서 상영되는 영상물의 주인공은 당연히 톰행크스였다.

 

그러나 이 영화에 등장하는 장례식장의 영상물의 주인공은 절대 고인이 아니다.

그 고인과 함께 했던 가족을 비롯한 그 주변인물이 주인공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고인의 머리속에 장치된(영화속에서는 어떻게 이런 장치가 들어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기억 전송장치로 인해 그 장치가 빛을 보는 고인의 장례식장에서는 그 어떤 장면에서도 고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인의 눈과 귀로 보고 들은 내용이 저장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고인은 나오지 않고 고인의 주변인물들만 나오는 것이다. 다만 고인의 모습은 고인이 거울을 들여다 봤을 때만 뇌리에 저장이 된다.

이 어찌 아니러니하지 않는가 말이다.

고인의 장래식장에서 주인공은 고인이어야 하는데 정작 주인공은 고인 주변사람들이니 말이다.

고인이 그들과 어떤 관계였고 어떻게 사랑을 했는가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인이 어떻게 살았나가 중요하지 않는가?

 

글쎄 한 사람이 죽음으로해서 그 주변 사람은 엄청난 슬픔속에 잠기게 된다.

그래서 그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고인의 아름다움면과 기억하려 그런 영상물을 만들지 않았을까?

 

이제 영화로 들어가보자.

 

주인공 앨런역의 로빈 윌리암스야 연기력에서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의 국내히트작에서의 이미지가 약간의 코미디 느낌이 많긴 하지만 최근 '인썸니아'와 같은 스릴러에도 악당으로 등장했을 정도로 그의 연기폭은 점점 더 넓어지는 느낌이다.

다만 앨런의 상대역으로 나왔던 미라 소르비노나 반대파의 우두머리격인 제임스 카비젤의 역할이 너무 어쩡쩡했다는게 나의 느낌이다.

 

주인공 앨런(로빈 윌리암스)은 편집자다. 일종의 영화 편집자다.

그 영화는 한 인간의 기억이며, 일생이다.

그의 역할은 인간이 죽었을 때 그의 장례식장에서 상영되는 그의 기록을 편집하는 것이다.

그의 명성은 대단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손을 댄 기억에서는 고인의 일생은 영화속 한장면처럼 멋들어지게 '편집'되어지기 때문이다.

 

영화는 크게 두 줄기를 가지고 진행된다.

어릴적 자신의 무책임으로 인해 버려진 창고에서 실족사한 친구에 대한 죄책감으로 일생으로 살아가는 편집자 '앨런'과 기억저장 사업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한 변호사의 저장된 기억을 통해 기억저장 사업에 일격을 가하자는 '기억저장 반대파'

앨런이 그 변호사의 장례일을 맡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반대파는 변호사의 기억을 통해 기억저장사업에 큰 약점을 찾으려하고 앨런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반대파와 갈등을 빚는다.

 

영화는 앨런의 죄책감과 그 해결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그 갈등 구조를 적절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왜 반대파가 생겨났는지,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나, 반대파와의 갈등은 관객으로 하여금 갈등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은 그 변호사의 기억이 반대파에게 어떤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다. 그저 그 변호사가 높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기록된 기억속에서 무언가 큰약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만 가지고 갈등을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그 변호사의 도덕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한 듯 싶다.

딸과 연관된 기억속에서 마치 무언가 비 도덕적인 일이 벌어진 것처럼 묘사하다가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도 언급되지도 않는다. (아마도 편집에서 삭제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약간 덜 묘사된 갈등구조로 인해 영화의 결말이 그리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좀더 구체적으로 갈등을 묘사했더라면 영화에 몰입되는 속도를 좀더 가중시켜줬을거라 생각된다.

 

영화내내 "왜 기억저장을 반대하는 이들이 문신을 할까?" 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들었다.

이 의문이 풀리고 나자 "왜 감독(아니 작가라는 게 더 맞을듯)은 기억저장을 방해할 수 있는 장치로 '문신'을 등장시켰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시각과 청각을 통해 받아들여지는 모든 것들을 '기억'이라는 뇌의 저장장치에는 물론 인위적인 저장장치에도 반자의적으로 저장하겠끔 만든다는 설정이 이 영화를 본 최고의 획득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좋은 소재와 좋은 배우를 가지고 좀더 세심하게 이야기 구조를 꾸몄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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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컷(2004, The Final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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