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헐리우드가 소재부족의 유령에 시달린다는 얘기는 전에도 몇 번 한적이 있다
그래서 내놓은 몇 안되는 카드 중에 하나가 바로 성공한 극들을 영화로 옮기는 것
성공한 영화의 리메이크나 속편 만큼이나 흥행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방법이니
헐리우드가 앞으로 더 자주 부를 노래임에 틀림없다
그런 극들이 영화를 통해 보다 쉽게 대중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한편으론 영화라는 거대한 매체가 다른 형식의 문화들을
다 집어삼키는 것은 아닌가하는
어울리지 않게 조금은 심각한 생각을 한 필자 였더랬다
뮤지컬 시카고가 화려한 춤과 노래로 2003년 레드 커튼을 올리고
목소리 가다듬기를 1년, 마침내 가면을 벗어던지고 나타난 영화가 있으니
그 이름 '빠아~~♬ 빠빠빠빠빠아~♬' 오페라의 유령 되겠다
정말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여주인공
오페라 극장에 사는 유령이라 불리우는 신비스러운 존재의
한 오페라 여배우에 대한 뒤틀린 사랑과 반목, 시기와 복수등을
우리들의 가슴을 '빠아~♬ 빠빠빠빠빠아~♬' 무너뜨리는 선율과 음악으로
멋들어지게 쌓아올린 이 영화는 미국 보다도
한국에서 먼저 개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암흑의 강을 건너 유령의 안식처로 여주인공을 데려가는 '오페라의 유령'
멋진 화면을 만드는 귀재란 평을 듣는 일취월장하는 감독
조엘 슈마허의 솜씨가 그대로 묻어나는 화려한 화면과 세트, 의상 그리고 소품들...
듣는 이들의 가슴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말 그대로 심금을 울리는 노래와 음악
하얀 반가면이 지독하게 잘 어울리는 매력적인 유령의 모습과 청순한 여 주인공
극 전체에 흐르는 비장감과 진지함
그 사이사이를 웃음으로 체워주는 '굿 윌 헌팅'의 여배우 미니 드라이버의 푼수 연기
가장 기억에 남는 씬을 꼽으라면 백이면 백 다 이 장면을 말할 것이다
영화 초반부 먼지낀 샹들리에에 불이 들어오면서
영화관 전체를 날려버릴 것 같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빠아~♬ 빠빠빠빠빠아~암♬'
그리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천재적인 도입부씬
필자 그 부분에서는 소름까지 돋더라
그런 기발한 장치들을 영화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초중반 이후부터 조금 평이하게 영화를 끌어 간 점은 못내 아쉬웠다
기발한 장치없는 평이한 노래 중심의 중반부에 조금 기운이 빠지는 것은
조엘 슈마허가 왜 아직 거장으로 불리지 못하고
테크니션에 머무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겠지
모든 것들이 아주 잘 쓰여진 오페라처럼 딱딱 들어맞는
힘 있는 영화 오페라의 유령...
오늘도 역시 빨간 목도리를(혹자는 말하더군 영창피아노 덮개라고)
휘감고 극장에 등장
무수한 관람 중에 난생 처음으로 상영관 뒷벽에 자석처럼 붙은 맨 뒷좌석에서
생뚱맞게 영화를 관람, 자꾸 앞 사람의 좌석과 더불어 보이는 필자의 다리로
영화에 필자를 몰입시키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워낙에 뛰어나기에
이를 볼만한 영화에 이름을 올리는데 주저함을
느끼이~쥐~~♬ 않느은~~~♬ 다하아~~~~아아~~♬ 빠빠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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