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산업의 발달은 영상 매체의 사업성전반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이는 영상매체간의 효율적인 사업 교류로 승화되며 다양한 교류적 사업을 촉진시켰다. 가장 쉬운 예로 영화의 게임화 혹은 게임의 영화화인데 영화의 게임화는 사실 전자의 경우보다 후자의 경우가 패인의 요소가 강하다.
사실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공간적 제약성을 게임이라는 비현실성 공간에 투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CG기술이 첨단화된 세상에서 실사를 비실사로 변환하는 작업은 오히려 원작보다도 더욱 그럴듯한 차별성을 획득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비실사를 실사도 변화하는 과정은 쉽지않다. 일단은 게임 속의 캐릭터들을 실현하는 건 실제 사람인만큼 외모적인 유사성과 이미지의 부합여부의 검토가 우선이 되어야 하고 이미 설정된 캐릭터의 비현실감의 측면마저도 현실감있게 표현해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게임을 영화화한 영화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또는 그 목적성의 여부가 다르기 떄문이다. 게임이라는 산업자체를 소비하는 목적은 말 그대로 오락성 그 자체의 탐닉에 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오락성에 국한되는 산업이 아니다. 적어도 예술산업의 측면에서 이해하자면 영화는 작품 그 자체의 전반적인 면모가 복합적으로 평가받기 마련이다. 그런 기호적인 목적의 차이가 두 산업의 교류 방향에 따른 성공도가 차이를 보이는 탓이다.
일단 이 영화는 대전 격투 시뮬레이션 게임을 영화화한 것이다. 웬만한 성인남자라면 오락실에서 보류켄 좀 날려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스트리터 파이터로부터 출발한 대전 격투게임의 붐은 한때 킹 오브 파이터즈나 3D 격투 게임인 철권까지 이어오며 오락실을 장악했었다. 물론 요즘은 오락실의 판도가 많이 달라져 예전같지는 않지만 한때 오락실의 대세를 주름잡던 것이 이런 대전류의 게임이다. 물론 DOA는 오락실용은 아니었다.
어쨌든 이 영화는 원작처럼 남성을 위한 노골적인 서비스를 서슴치 않는다. 아리따운 몸매의 여성들이 자신의 실루엣을 유감없이 노출하며 자신의 건강미를 자랑한다. 또한 대전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화려한 -어쩌면 지독하게 황당할 정도의- 액션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나 영화는 게임과는 다르다. 단순한 시간 소비를 위한 쾌락적 성취감으로 만족될만한 성질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영화적인 것을 충분히 간과하고 있다.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확실히 입증하려는 듯하다. 마치 스테이지가 넘어가듯 중간중간 삽입되는 로고의 등장과 비현실적인 공간배경, 그리고 의상부터 평범하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들. 중간 중간 펼쳐지는 격투씬은 오락속의 장면들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게임을 영화로 옮긴 것 뿐이다. 영화만의 감정이나 차별성은 두드러져 보이지 않고 그 오락성의 재현만이 확인될 뿐이다. 또한 그 오락성이라는 볼거리 역시 다른 동류의 영화들과 비교하자면 그리 대단해보이지 않는다는 것.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르는 건 장 클로드 반담의 영화들이다. B급 액션물의 전형인 서사가 무시되는 액션의 나열이 이 영화에서도 확인된다.
와일드함과 섹시함으로 승부하려 했던 영화의 의도는 단순과격함으로 결론지어진다. 그래도 일단 금발미녀의 쭉쭉빵빵한 몸매는 남성들의 눈길을 끌법하고 장황스럽지만 게임이라는 원작을 비추어보았을 때 감당이 되는 비인간적인 몸놀림의 향연이 화려해보일 법도 하다. 하지만 유치하고 조악한 설정으로 가득찬 이 영화의 뻔뻔함을 가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행이라면 영화의 런닝 타임은 짧다.
-written by kharis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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