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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금발이 너무해] 법대생은 금발을 싫어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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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이 너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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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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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5 오전 11:37: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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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는 여성에 대한 편견 또는 선입견에 관한 영화다. 금발머리의 여성은 머리가 아둔하다는 전통적인 편견. 남녀가 평등한 위치에 있다는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입장에서 세상을 살다 보면 더 정확하게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꽤 많은 선입견들에 부닥치게 된다. 예컨데 얼굴이 예쁘장하면 공부를 못할 것 이라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외모를 가꾸지 않을 것이라는, 여자가 일을 잘 하면 지독할 것이라는 등등…. 솔직이 공부를 잘하면서 예쁘거나 잘생기고 모든 일을 척척 잘해내는 슈퍼맨, 슈퍼우먼이 있다면 이 글을 쓰는 나 자신도 화가 날 것 같다. 편견이라는 거 이래서 생기는 건가? 여하튼 이러한 편견이나 선입견들이 특히 여성에 관련되는 것이 남성들의 그것보다는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편견, 또는 선입견 이라는 것, 이것은 늘 그렇다거나 또는 늘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이것이 은연중에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영화 “금발이 너무해”는 금발과 관련된 굉장히 민감한 여성에 관한 편견을 소재로 굉장히 무겁게 진행될 법한 영화를 코믹이라는 소재를 빌어 굉장히 경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이 영화의 전면에 등장하는 여성은 엘르 우즈(리즈 위더스푼분). 전통적인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성. 예쁜 외모, 잘빠진 몸매, 포르쉐를 몰고 풀장이 있는 집이 있는 꽤나 부유한 집, 공부도 빠지지 않는 장학생 더구나 멋진 남자친구 까지…. 우리의 주인공 엘르는 정말이지 완벽한 주변 및 개인조건을 갖춘 누가봐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어느날 완벽한 그녀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발생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친구 워너가 그녀에게 결별선언을 한 것. 그가 그녀를 버리는 이유라는 것이 전통적인 정치가문인 자신의 블론드 여성은 어울리지 않는다나 ? 그러면서 자신은 하버드 법대에 진학해서 자신의 지적 수준과 어울리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에 도움이 될법한 여성을 사귀겠다는…. 그러니까 한마디로 엘르는 예쁘긴 하지만 자신의 지적수준과 정치적인 생명 그리고 가문의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헤어지자는 얘기. 이러한 결별선언에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화를 내고 그 남자는 거들떠 보지 않을 법도 한데 우리의 엘르는 워너를 너무도 사랑했나 보다 그를 원망한다기 보다 그가 자신을 떠났다는데 상심하며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는걸 보면…. 하지만 우리의 엘르는 그렇게 쉽게 자신의 사랑을 떠나보낼 주인공이 아니다.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자신도 하버드에 법대에 진학하여 워너에게 자신의 지적능력을 확인시켜 그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 것. 그때부터 법관이 되기 위한 엘르의 노력이 시작되는데…..
이 영화는 외모가 출중한 여성도 지적인 능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 다는, 여성도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여성의 잠재된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보인다. 실제로 영화속의 엘르의 모습은 하버드의 전통적인 학생상을 완전히 뒤엎는 멋진 외모와 함께 법에 관한 자신의 소신있는 해석으로 교수님, 선배 그리고 동료들에게까지 자신의 능력을 인정 받아 결국엔 자신을 버린 남자친구 보다도 훨씬 두드러진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된다는 어찌보면 여자 입장에서 굉장히 통쾌한 내용의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굉장히 유쾌한 내용이고 주인공 엘르가 이 영화속에서 외모가 아닌 자신의 능력과 소신으로 인정을 받고, 자신이 배운 법적 지식으로 소외받는 여성을 도와주고, 자신의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만나고 결국엔 자신의 진정한 지적능력을 교수님 및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게 되는데도 이상하게 난 씁쓸한 웃음이 지어졌다.
이 영화 코메디라는 장르에 맞게끔 주인공이 약간 과장되게 설정되어있다. 주인공인 우리의 그녀, 그녀가 입고다니는 옷, 타고다니는 차, 행동등이 굉장히 두드러진다.수업엔 다른 사람들 노트북을 가지고 오고 과제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교수님께 처음이라 잘 몰랐노라고 떳떳하게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그녀, 그녀에겐 좌절이란 없다. 그녀도 차츰 하버드의 분위기에 적응을 하며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의 그녀는 공부를 할때도 러닝머신을 하면서 하거나 수영복 차림으로 썬탠을 하면서 하기도 한다.(자신의 외모도 가꾸면서 공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손톱 미용실에서 손톱을 손질하거나 미용사와 이야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또한 수업중의 그녀의 모습은 자신이 공부를 해서 그런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뺏어간 남자친구의 새로운 여자 친구에 대한 적개심에서 비롯한 의견이며 약간은 공부가 부족한 남자친구의 의견에 대한 허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리 설정이 코메디이고 과장이 섞여있다고 해도 극중의 엘르는 참 운이 좋아서 하버드에 입학하게 되고 운이 좋아서 교수님의 눈에 들고 교수님의 재판을 도울 수 있는 특별한 제자의 그룹 안에 드는 것 처럼 보인다. 또한 그녀가 재판에서 의뢰인을 변호하는 부분에서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는 과정에서도 그녀의 지적능력과 변호인으로서의 준비가 충분해서가 아니라 여성으로서 여성의 입장에서 증인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운이 좋아서 알아내고 재판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영화의 전면엔 여성도 할 수 있다, 어떠한 비웃음에도 현명함과 태연함으로 학업에 매진하여 자신의 인생을 자랑스럽게 개척해 나가는 "멍청한 금발(too blond)"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로 그리는 듯 하면서 여성비하의 이미지가 숨어있음을 느낀다. 내가 너무 지나치게 민감한 것인가 ? 아무 생각 없이 유쾌하게만 보아야 할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왕에 머리도 좋고 얼굴도 예쁜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울 바엔 좀더 확실히 똑똑한 여성을 등장시켰으면 안될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만의 아쉬움만 제외한다면 이 영화 굉장히 경쾌하고 재미있는 코미디였다. 나 역시도 보면서 재미를 느꼈던 건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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