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감'에서 느껴던 그 배신감 때문인지 비슷하다는 소문을 들은 시월애에 손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월애를 보고 느낀 것은 얼마나 언론매체라는 것이 얼마나 외곡된 전달도 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해주는 것만 같았다. 누가 시월애를 보고 동감과 비슷하다고 했는가...! 동감에서 느껴지는 엉성한 시나리오와는 달리 치밀하게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군더더기 없는 영상이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 우리나라 영화들이 많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흥행작이라고 가서 보면 재밌긴 재밌는데 웬지모를 허전함(?)은 소재는 다양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시나리오 탓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특히 동감의 경우에도 소재의 기발함에 비해 시나리오는 너무 허술했고 보고나서 느껴지는 큰 허전함은 거의 배신감에 가까웠다. 이 경우는 요즘 드라마들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그에 비해 시월애에서 느껴지는 시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는 자칫 허무맹랑하고 과장된 모습을 보일수 있는 이야기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고 있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한다는 전제를 아무 부담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괜찮았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영상과 그에 걸맞게 흘러나오는 김현철의 음악도 영화를 보는 눈뿐만 아니라 귀도 즐겁게 해 주었다.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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