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이라는 영화는 무협의 느낌이 들지않는 영화이다.
보는 내내 정말 이것이 중국식 무협영화인지 의문이 갈정도였다.
그 특유의 섬세함으로 시작해서 섬세함으로 끝나는.
힘없이 떨어지는 낙옆잎의 바람소리로 시작해서 땅에 두들기는 빛방울의 소리를 끝나는 영화.
난 이 영화를 보고나서 중국식 무협장르에 대한 내 고정관념을 깰수 있었다.
사실 이 영화를 접하게 된 동기부터가 예고편에서 였다. 워낙 영화를 보기전에 예고편의 감을 중시하는 나는 두번째로 예고편의 전율을 느꼇다. 첫번째 영화는 골든 글러브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영화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야연이다.
영화관에 앉아 관람하기전 사실 사람들로부터 별로 좋은 평을 듣진 못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도 대부분 인터넷을 보고 말해준 사람들밖에 없었고
인터넷 매체가 퍼뜨리는 허위정보에 이미 익숙한 나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 예감은 맞았다.
이 영화는 내가 바라던 류의 영화였다.
사실 이 작품 내에서 칼부림을 하는 장면은 많지가 않다. 모든것들을 음악의 선율로 이루어 져있을 뿐이다. 아니, 작품속에서 등장하는 활극조차도 음악의 하나로 포함될수 있을지도 모른다.
불꽃튀기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감촉의 비단을 보는 그런 장면들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그런 것을 기대하고 보려 했다면 나는 아마 당신이 다른 영화를 빨리 접해보는게 좋을거라 권해주고 싶다.
다만 권력의 암투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여인의 처절함과 세상을 등지고 외롭게 살아가는 나그네와 평생을 그 나그네만 바라보며 사는 여인네와. 또 천하를 얻고싶었지만 한 여자를 품안에 안고 싶어했던 황제의 이야기를 듣고싶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추천해 주고 싶다.
마지막 장면을 끝나고 나서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영화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돈내고 들어가 아무런 감흥없이 오는 영화들에 신물이 나있던 나는 간만에 나에게 맞는 영화를 발견하고 사색에 잠길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장면의 황후의 떨림을 떠올리고 깊은 생각에 잠길수 있었다. 그..... 가느다란 떨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