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내리는 소나기
불모의 사막에 소나기가 내리면 어떨까? 땅이 촉촉하게 젖어들까? 천만의 말씀이다. 갑자기 내린 빗줄기들은 고이지도, 땅으로 스며들지도 못하고 홍수를 일으킨다. <너는~>의 성공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흙들이 쓸려가면서 생긴 현상이다. 흙은 물기를 머금지도 못한 채, 습기의 의미를 자기화하지도 못한채 물과 함께 쓸려간다.
메마르고 삭막한, 오직 단편적 소비와 더 나은 소비의 욕망만이 존재하는 곳이 현재 우리의 일상이다. 사랑도, 희망도, 삶도 철저하게 계산가능해져야 하고, 계산가능한 것이 우리의 '여기'인 것이다. 이러한 사막에 <너는~>은 너무도 강력한 소나기다. 그렇기에 너도 나도 그 물에 휩쓸려 최루의 상태가 된 것이다. 이런 '저항 할 수 없는' 계산할 수 없는 사랑은 측정불가능한 폭력만큼이나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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