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만으로는 코미디처럼 보이는 <마이캡틴, 김대출>은 웃음과 눈물,
어른과 아이의 성장을 한번에 담으려는 모호한 야심을 가진 영화다.
대출이 아이들에게 거짓말하는 설정이나 철없는 지민과 외할아버지가 토닥대는 대목은 소박한 코미디고,
불치병을 앓고 있는 병오와 애란의 애틋한 정은 70년대 신파영화처럼 눈물겹다.
여기에 두 남자의 성장담까지 더해진다.
병오는 공중그네에서 떨어져 죽은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 않아 영원히 사는 흡혈귀가 되려고 한다.
도굴꾼 아버지를 고발했던 상처를 가진 대출 또한 아버지를 부정해왔다.
그러나 병오와 지민을 만나 아버지의 자리를 받아들이게 된 대출은
병오에게도 죽음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주기에 이른다.
이 모든 장르와 주제가 영화 한편에 다 들어 있다는 걸 믿기는 힘들 것이다.
<마이캡틴, 김대출>은 서로 연관이 있는 듯하지만
사실 동떨어져 있는 스토리와 인물을 따라 분주하게 경주를 돌아다니고,
때로는 아픈 아이와 함께 버스타고 바닷가까지 나가곤 한다.
그리고 <마이캡틴, 김대출>은 그 궤적만큼이나 산만한 영화다.
이 영화는 <흡혈소년 상봉기> <소풍가는 날>로 여러 번 제목을 바꾸었는데,
우연히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이캡틴, 김대출>은 김대출과 병오와 아름다운 소풍,
그 어느 것에도 포커스를 맞추지 못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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