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사회 생활 초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다.
이 영화는 꽤나 인기 있는 베스트 셀러라고만 들었지 실제로는 그리 좋아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난 명품하고는 거리가 멀고, 또한 입고 다니는 것보다는 그저 나한테 편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에 케이블 채널을 통해 <도전 수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 등을 간간히 보게 되면서 과연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을 선 보일 지 기대가 된 영화다.
STORY 작가의 길을 가고 싶어하던 앤드리아는 외적인 미보단 내적인 미를 중시한다. 뉴욕에 상경해 처음 일하게 된 곳은 바로 자신이 희망과는 전혀 거리가 먼 패션지 <런웨이>이다. 그녀의 일은 바로 <런웨이> 편집장인 미란다 프리슬리의 비서 일이다. 선배의 말에 따르면 수백만 분의 일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선망의 일이지만, 패션과 명품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그녀에게 있어 일은 고되기만 해 절망에 빠지고 만다.
그런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던 나이젤의 충고로 인해 진짜 패션의 길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러면서부터 일에 점점 자신을 가지게 되지만, 한편으로 애인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일과 사랑의 갈림길에 선 앤드리아는 괴로워하는 그때 매력적인 한 남성이 나타나 유혹한다. 그로인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이게 되는 앤드리아. 과연 그녀의 선택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볼거리
화려한 패션
이 영화에서 최고의 시각적인 미를 보여주는 건 바로 패션이다. 앤드리아와 미란다가 선보이는 수많은 의상과 영화 속 패션은 정말 눈을 땔 수 없게 만든다. 전혀 패션과는 거리가 먼 내게도 그들의 모습은 경이 그 자체였으니까.
앤드리아의 성장 영화
패션계의 생초보인 앤드리아가 패션지인 <런웨이> 에 입사해 겪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을 보면, 하나의 성장 소설을 보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 영화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건 아마도 그건 비단 그녀의 모습이 사회생활 시절 생초보일 때 매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일, 꿈, 사랑 그 선택의 길에 현대 여성의 모습: 앤드리아, 미란다
현대의 여성은 사회 생활을 함에 있어 선택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된다. 일과 사랑이라는 2개의 길에 있어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은 너무나 좋겠지만, 실은 그렇게 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꿈과 사랑을 중시하는 이에게는 일보다는 꿈과 사랑에 비중을 둘 것이고, 야망이 있는 이라면 꿈과 사랑보다는 일에 더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다.
현대사회에 있어 여성은 강해야 살아남는 게 바로 사회섭리이다. 그런 면을 보자면, 미란다는 리더이기에 어쩌면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이다. 그래서, 그녀의 첫 인상에 대해선 나쁜 면을 많이 보게 되지만, 정작 그 이후의 모습에는 다른 면을 보게 된다. 그렇기에 그녀를 미워할 수 없다.
앤드리아 자신은 스스로 미란다와는 다른 길을 추구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녀 역시 자신의 야망이 있기에 미란다와 다를 바 없는 여성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는 비단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에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앤드리아와 미란다가 그러한 선택의 길에선 여성들의 모습을 대변해준다. 또한, 이 둘은 현대인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악마는 파라다를 입는다의 아쉬움
아쉬운 게 뭐더라...
실은 아쉬운 걸 그리 찾아낼 수 없었다. 이야기 자체도 완벽했고, 사회 생활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느꼈을만한 일이었기에 당연하게 아닐까 싶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고
패션계의 빛과 어둠을 다 보여준 영화
이 영화는 패션계의 화려함과 그 뒤의 어두움, 그리고, 그 세계 사람들의 모습을 두루두루 보여준다. 어느 하나의 이야기로 쏠리기 보다는 그 자체의 전형을 한꺼번에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이는 직장에서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았을 것들 하나의 모습이라고 본다. 한동안 종종 봐왔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도전 수퍼모델>, <프로젝트 런웨이>등을 보던 모습의 연장선상 이였기 때문인지 더욱 더 와닿게 느껴졌던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사회 생활 초기 시절을 떠올리다.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로 하긴 했지만, 실제 내가 다닌 첫 회사는 애니메이션 회사였다. 당시에는 애니메이션 분야에 일하고 싶었었고 그 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서였다. 주위에 아는 방송 작가 동생이 자기 프로덕션에서 연출 구하는데, 해보지 않겠느냐며 말할 때에도 애니메이션이 좋아한 회사였다.
아마 첫 직장 다닐 때, 서울 상경해서 방 구하고 일하면서 다닐 때 내 모습은 앤드리아와 다를 게 없었다. 갖은 잡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커피, 담배 심부름도 했고, 돌 잔치에는 캠코더로 돌잔치를 찍곤 했었다. 거기에다 일하는 기간동안 명절은 거의 2일짜리 연휴였을 뿐, 공휴일도 없었을 만큼 힘든 편이었지만, 박봉이었어도 마다않고 일이 좋아서 일했었다. 다만 회사의 사정은 앤드리아와는 달리 작은 회사였고 한 달 한달을 근근히 이어가는 회사였기에 앤드리아가 생각하는 경력의 깊이를 얻기는 힘들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일과 꿈이란 갈림길에 섰을 무렵, 난 나의 길을 새로이 선택했다. 그 이후, 내가 원하던 곳으로의 기회를 얻긴 했지만, 그 기회를 거절하고 난 내가 원하는 길을 지금도 살고 있다.
어쩌면 미란다와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난 앤드리아와는 다른 선택을 했을 지 모르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나 역시 원하는 길을 주로 가는 터라 앤드리아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그 자신에 솔직할 수 있던 그 길에 어떤 아쉬움이나 회환을 보이지는 않지만, 나 역시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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