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만 찐하게 남는 영화. 스토리라인의 부재, 반복되는 연출, 어설픈 연기력 등.. 제목만 보더라도 우리들은 이 영화가 시원시원한 드라이빙과 짜릿한 드리프트를 선사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필름을 빠르게 돌린듯한 연출로 영화의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영화초반 주인공 '션'과 럭비부 선수와의 레이스 부분은 시원한 질주와 스피디함을 강조한 연출을 통해 짜릿함을 더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 이상의 액션은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제목처럼 '드리프트'하는 장면들이 수도없이 등장하지만 매번 같은 장면과 연출의 반복이다. 처음에는 드리프트에 대한 신기함과 짜릿함에 깜짝깜짝 하지만 계속되는 추격씬과 드리프트씬에 금방 질려버리기 일수였다. 왜 감독은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지 않았는지... 그가 드리프트를 배우는 모습에서나 마지막 산에서의 레이싱씬에서는 충분히 다양한 각도와 편집 등으로 영화의 스피드감이나 짜릿함을 극대화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또하나의 문제는 스토리라인의 부재에 있다. 영화는 다른 액션이나 레이싱 영화들과 같이 주인공의 화려한 실력을 기본으로 출발하지 않는다. 주인공 '션'은 불우한 가정 속에서 점점 더 거친 야생의 짐승으로 변해가지만 레이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있었던 사고로 인해 일본의 아버지에게 맡겨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드리프트'라는 것을 접하게 되면서 성숙되고 성장하는 모습를 그린... 액션영화라는 플롯 속에 한 사람의 성장과 성숙이라는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일단 의도는 그러하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들을 그리기에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엉성하기 그지없다. 그에 왜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가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이 없으며 모든 사건들이 과정이 없이 즉흥적으로 발생한다(그의 사랑, 악당과의 결투와 복수, 스승 '한'과의 관계 등등) 하기에 영화의 설득력이나 몰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라인의 부재는 캐릭터와 사건간의 개연성의 문제를 야기시키기에 극중 아버지의 존재라든지 어머니의 존재, 그의 사랑, 스승인 '한'과의 우정 등이 전혀 와닫지 못하고 모든 케릭터들이 무게를 잡지 못하고 영화 속에 부유하고 만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받쳐주지 못한터라(사실... 배우의 연기력은 그 작품의 완성도 정도에 따라 잘 할 수 있는 배우도 못하게 될 수 있고, 못하는 배우도 잘 나올 수 있는 것인데... 이번 영화의 문제점은 앞에서 언급한 '스토리라인의 부재'를 가장 크게 들 수 있겠다)
결과적으로 영화는 영화가 처음에 의도하려 하였던 액션과 드라마 모두를 놓치고만 셈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하나 건진건 음악이다. 그들이 질주할때 나오는 힙합과 테크노풍의 빠르고 리듬감 있는 곡들은 반복적인 장면을 그나마 살리는 요소 중 하나였다. 이번 작품이 시리즈 3편이라고 하는데... 1편 격인 <분노의 질주>를 끝까지 다 보지 못해서 잘은 모르겠지만 앞부분만 봐도 전편에 비해 나아진 점이 없는듯 하다. 전편에서는 '빈 디젤'의 포스가 너무 강력해서 나머지 케릭터들의 존재자체에 의심을 품을 정도 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 마저 포스를 발휘하지 못하고 붕붕 떠다닌다고 할까. 이번 작품을 통해 우리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느낄수 있다. 개인적으로 노래는 '시'에 리듬을, 미술은 '시'에 색감을, 연극은 '시에 움직임을, 그리고 영화는 '시'에 그 노래와 미술, 연극 등의 모든 요소를 담고 있는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 뜻은 그만큼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사운드와 영상, 편집, 연출 등이 중요하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 스토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슴에 남아야 한다. 그래야 문학이고 예술이다. 단순히 산업 속에서 하나의 상품으로 태어난다면 그것은 이미 반은 죽은 상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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