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을 썼던 김해곤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자,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상을 탔던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보고 싶은 얼굴''이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보고 싶은 얼굴''이 되고 마는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문득 연애가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인지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영화다.
갈비집 장남 영운과 술집 아가씨 연아의 연애행각은 쉽게 시작한다. 이미 약혼녀도 있는 영운에게 연아가 "아저씨 꼬시러 왔다"는 의미심장한 한 마디 말을 던지면서 이들의 아찔한 연애는 4년을 지속한다. 그러나 영운에게는 약혼녀가 있고 어머니 등쌀에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들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연애인지 싸움인지 구분이 안갈 지경으로 영운과 연아는 욕지거리와 심지어 몸싸움까지 아웅다웅의 절정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사랑, 연애, 정, 이런 것들의 구분이 모호하다 싶을 정도로 애증이 결합된 둘의 관계를 곁에서 직접 지켜보는 것은 쏠쏠한 재미다.
왜 제목에서 연애가 가볍다고 하는지 그 의미는 마지막에 곱씹을 수 있다. 주조연들의 호연 속에 가슴 아프게 와 닿는 결말을 보면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멍한 상태로 영화 러닝타임 이상 동안이나 생각하게 만드는 오묘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