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평화로운 작은 마을, 몸이 약해 집에서만 지내던 여덟 살 꼬마 몬초가 드디어 학교에 입학한다. 매를 때리는 무서운 선생님을 상상하며 겁에 질려있던 몬초는 등교 첫날부터 바지에 오줌을 싸고 학교에서 도망쳐버리지만, 자상하고 따뜻한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은 몬초를 찾아와 학교에 나올 것을 설득한다.
이 영화는 얼핏보면 영화 시네마천국을 떠올리게 한다. 가슴에 따스함을 불어넣어주는 영화음악과 등장인물들. 영화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꼬마와 할아버지. 정겨움이 감도는 시골 풍경들. 영화의 중간부분까지 입가에 작은 웃음을 띄게 만드는 영화였다.
후반부부터 영화는 갈등으로 무너져내린다. 영화의 시대배경은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우는 공화주의 정부와 교회를 주축으로 정부에 반기를 든 극우 보수세력이 팽팽히 맞서 내전이 일어나는 스페인의 역사적 혼란기를 그리고 있다. 소년의 순수한 영혼은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의 따뜻한 가르침에 의해 다양한 호기심과 재능을 보인다.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의 가르침을 여과없이 빠라드리는 소년. 몬초는 그가 말하는 것 하나 하나 빠뜨리지 않고 배우는 호기심이 많은 소년이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역사적 배경은 영화속 그들에게 갈등을 몰고 온다. 정부군에 의해 체포되는 공화주의자들. 그속에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도 포함되었다. 그들을 향해 원하지 않는 비난의 외침을 퍼붓는 사람들. 그들 군중은 목숨을 벌기위해 외친다. 빨갱이! 공산주의자! 무신론자! 공화주의자였던 몬초의 아버지도 그를(선생님)을 향해 빨개진 눈에 눈물을 머금고 떨리는 목소리로 군중들과 함께 비난을 퍼붓는다. 어린 몬초에게 어머니는 강요한다. 너도 어서 소리치라고. 어린 몬초는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을 향해 아픈듯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금새 그를 향해 빨갱이라고 외치며 군중속에 파묻힌다. 그런 그를 보며 돈 그레고리오 선생님은 가슴아프고 슬픈 눈으로 소년을 바라본다. 소년은 체포되어 떠나가는 선생님을 향해 돌맹이를 집어던진다. 이 모습이 영화 포스터 장면이다. 그 모습을 보며 그 아팠던 역사적 현실로 인해 얼마나 선량한 군중들이 희생당하고 왜곡되어 왔는지. 우리의 역사 또한 그런 가슴아픈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선생님이 말하는 자유. 한번 자유를 맛본 사람은 자유의 깃이 부러져버려도 그 자유를 잊지 못한다고. 자유롭게 펄펄 날아가라는 그의 가르침..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