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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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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24 오후 1:5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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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노벰버는 작년 이맘때 개봉했던 위노나 라이더 주연의 영화 [뉴욕의 가을]과 비슷한 구조를 가졌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여자와 남자와의 사랑이야기. 물론 이야기 전개 방식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전형적 멜로의 한 소재인 불치병을 소재로 한것만으로도 "눈물짜게 만드는" 스토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남을수 있을것 같다.
다만, 그런 진부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스위트 노벰버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 구성으로 다른 가을을 겨냥한 멜로 영화와의 차별을 시도했다.
어느날 면허시험장에서 만난 일 중독자 넬슨(키아누 리브스)과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능력이 있는것처럼 이야기하는 여자 새라(샤를리즈 테론)가 만나게 되고, 새라는 갑작스럽게 넬슨에게 한달간의 동거를 요구한다. 무제점을 치료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물론 애인이 있던 넬슨은 거부하지만, 일에서 중요한 계약을 놓치고 직장에서 해고된 넬슨은 그녀와의 동거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사실, 이 이때까지만해도, 갑작스럽게 동거를 요구하는 새라의 모습이나 거기에 이끌려 들어가는 넬슨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영화는 코믹한 요소를 포함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그럭저럭 볼만했다. 그러나 갑자기 아버지없이 이혼한 엄마와 함께 사는 꼬마이야기와 목욕실까지 벌컥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는 광고업계 디자이너들의 등장등은 도저히 영화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나서 갑작스럽게 밝고 명랑하고 착한 새라가 전화한통화를 받더니 환자로 돌변해버린다. 그 전에는 한번도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갑작스럽게 집안의 선반 하나가 완전히 약으로 채워져있고. 그러더니 갑자기 쓰러지고 비호지킨스 림프종(임파절에 생기는 악성 종양의 일종, 백혈병과 유사성있는 병으로 생각해도 됨)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완전히 다른 영화로 바뀌고 만다. 같은 배우 같은 스탭에 같은 감독이 만든것 같은데, 심하게 말하면 이 영화는 이후부터는 완전히 다른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창백하고 병색짙은 새라의 병에 시달리며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울란 말이야"를 강요하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병을 알게된후 한달간의 계약 동거를 통해서 남자들을 계속 바꿔온 새라. 그리고 그 다른 남자들처럼 계약동거를 시작한 넬슨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새라. 뭐 영화의 주인공들이니까 당연한 결과겠지만, 그런 그들의 사랑을 납득할만한 상황도, 또 갑자기 며칠도 안되 180도 삶의 태도가 바뀌는 넬슨의 모습도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결말만은 분명 다른 멜로 영화와 다르다. 연인이 병으로 떠난뒤 그 사람을 못잊어하는 남은자의 슬픔을 보여주는 결말이 아니라, 병에 시달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새라의 요구와 그것을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히 다른 영화와 차별되는 점이다. 그렇지만, 그런 결말 마저도, 앞에서의 이야기 전개의 무리때문에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영화가 되어버렸다.
영화 줄거리를 다 이야기해 버리고 말았지만, 가을을 겨냥한 이런 "눈높이에 미달되는" 멜로 영화들이 과연 "흑수선" "화산고" "로스트 메로리즈"등이 대기하고 있는 이 한국의 영화시장에서 어떻게 버텨낼지...이렇게 헐리웃의 영화들이 계속 미달되는 작품이 나온다면 어쩌면, 한국 영화가 올해 40%가 아니라 50, 더 넘어 60%이상 점유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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