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대리 만족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파렴치한 사람들도 영화 속에서는 그들의 존재가 얼마든지 가능함을 시사해 준다. 우리는 그들의 삶을 보며 웃고 울고 공감하고 때론 비판도 하며 영화를 즐긴다.
지난 3월에 개봉한 <친구>는 전국 관객 800만을 돌파하며 남자들의 끈끈한 의리와 386세대에게 친구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불러 일으켜 준 영화이다.
그러나 <친구> 조직폭력배를 미화하고 잔인한 장면 등으로 흥행성과 작품성의 양면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관객의 몫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조직 폭력배]--- 조폭, 깍두기, 냉장고 머리, 양아치..는 우리가 그들을 비하하며 지칭하는 말들이다.
우리가 사회의 악으로 생각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지만 영화 속에는 끊임없이 조직 폭력배들이 등장한다. 은연중에..우린 그들을 동경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면이 없진 않지만 말이다.
이러한 남자들만의 어두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그녀.. 여자 조폭..신은경이 있다.
중성적인 마스크와 목소리로 그녀의 캐릭터는 늘 씩씩한 여성으로 TV와 브라운관에 비춰졌다. 그러한 그녀의 개성적 매력이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영화는 발목까지 차는 물 속에서 와이어 액션까지 선보이며 수 십 명의 남성을 제압하는 신은경의 카리스마로 시작된다. 여자 조폭 은진(신은경)은 조직 내에서 형님으로 불리 우는 중간보스이다. 고아원에서 헤어진 친언니를 만나며 죽음을 앞둔 언니 앞에서만은 거친 삶을 살아온 지난 세월을 접어두고 평범한 동생으로 돌아 가려한다.
<조폭 마누라>는 <친구>에서 보여주었던 사실적인 액션 장면은 적다. 여자인 신은경의 액션 씬이 많은지라 대역을 써야만 했고 카메라를 멀리서 잡아야 했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격투 장면을 위해 와이어 액션도 사용하였다. 1 : 수십명 의 격투씬을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여성 액션의 한계를 보이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 이 영화는 지극히 코미디 지향적 영화이다. 남자로 살아온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기 위해 여자로 돌아가야 함을 코믹한 시선으로 그렸다. 하지만 여성다운이 것이 웨이브 퍼머 머리와 짙은 화장, 붉은 원피스와 무지개 속눈썹을 붙이기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서는 너무 단편적인 시선으로 여성을 그리지 않았나 싶다. 무서운 여자가 아니며 야한 여자... 코믹성을 위한 설정이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여성의 이미지에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하다.
기자 시사회에서 신은경씨가 한 말이 있다. "작품성을 배제하고 코믹하게 만든 영화이니 많이 웃고 돌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의 말대로 많이 웃을 수 있는 영화이다.
조직 폭력배가 많이 나오는 요즘의 한국영화.... 작품 선택과 판단은 관객이 몫이기에... 다음의 조폭 이야기는 어떨지...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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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5
1
조폭 마누라(2001, My Wife Is a Gangster)
제작사 : 현진 씨네마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