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1주일쯤 되었을 때, 이 영화를 보았다.
별다른 사전 지식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러 갔다.
물론 <왕의 남자> 같은 수작은 못 되었다. 감독의 샤프하지 못한 연출력이나 카메라의 불필요한 클로즈업 등이 다소 거슬렸다.
하지만 두 배우의 호연과,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조화가 사이사이 웃음을 터뜨리게 해 주었다.
만화같은 설정과 결말이라는 악평도 있지만, 내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40일을 바쳐 특별훈련에 돌입한다는 시도 자체가 가슴 뻐근하지 않은가.
나는, 영화란 보여주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굳이 이준기를 지나치게 부각시켜 홍보한다느니 - 마케팅은 어차피 중요한 사업의 일부인 것을 -
원작이나 일본 영화와의 차별성 없음 운운하며, 작품을 깍아내릴 필요는 없다.
이문식의 감칠맛나는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이준기의 연기 또한 지나치게 튀지 않고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었다. 시대의 아이콘을 폼나게 그려 소녀팬들을 불러 모으고 싶었을 감독의 욕심 또한 비교적 영화 속에서는 절제되어 있었다. 다만 각종 매체에서, 이 영화의 참된 주역 이문식보다는 잘 팔리는 이준기를 다소 집중 조명하는 감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대중문화산업의 기본 특성일 뿐, 그것이 어찌 이 영화 자체의 잘못이랴.
우연히 들른 무비스트에서, 네티즌들이 내뱉듯 써 놓은, 지나친 혹은 성의없는 악평과 질타가
그런대로 괜찮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죽이는구나 싶어 써 보았다.
한국 영화를 사랑하시는 많은 분들,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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