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하게 진지한 액션 느와르.
강력반의 다혈질 형사 장도영(권상우), 연수원 수석출신 검사 오진우(유지태). 얼마전 출소한 조폭 두목 유강진(손병호)은 정계진출을 노리고있다. 이에 오진우는 유강진과 얽힌 살인사건과 비리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다. 한 편, 유강진과 같은 날 출소한 장도영의 이복동생은 유강진의 부하에 의해 살해당한다. 장도영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오진우는 정의를 위해 유강진이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가지게 된다. 스타일이 전혀다른 둘이 힘을 합쳐 유강진을 잡으려 하지만 유강진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다.
<왕의 남자>가 한창 주가를 올리면서 흥행가도를 달리던 때, 이를 저지할 막강한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야수>였다. 야수 같은 두 남자의 느와르 영화가 과연 <왕의 남자>의 이쁜 남자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으나 결과는 <야수>도 <왕의 남자>에게 무릎을 꿇었다. 100여만명의 관중 동원으로 흥행에는 맥도 못추었으나 해외 판매로 인해 어느정도 성공은 한듯하다.
느와르는 장르의 특성상 거의 남성적 영화다. 그것도 강한 남성들이 주연을 맡는다. 그런면에서 캐스팅에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몸짱의 대표적 아이콘인 권상우와 순한 인상이지만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유지태의 콤비는 잘 안어울릴듯 하나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담고있기도 하다. 거기에 이 영화의 히로인 강력한 악당역의 손병호는 엄청난 카리스마와 냉혈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철저한 악당역을 훌륭히 해냈다. 그의 비소는 정말 사악했다. 권상우는 그간 싸움잘하는 학생정도의 역할을 하다가 이 영화로 인해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된다. 다혈질을 형사역을 하면서 노숙자 저리갈만한 차림새와 까무잡잡한 피부, 덮수룩한 수염까지. 좀 과장된 면이 있는 듯 하지만 캐릭터의 성격에 잘 맞는 품새다. 하지만 또박또박하지 않은 발음은 앞으로 고쳐야할 부분이 되겠다.
영화는 굉장히 심각하게 진지하다. 뭐 대부분의 느와르 영화가 그렇겠지만 농담 자체도 심각하게 들릴정도다. 유강진이라는 악당이 철두철미하게 일을 진행해 나가면서 정계와 공권력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사회비판적인 시선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정치와 돈과 주먹은 상호보완 관계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사회의 병폐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사회가 이정도로 병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과연 정의는 누구편이며, 어디에 있는것인가하는 오진우의 울부짖음이 그냥 넘길 대사는 아니게 들린다.
그리 통쾌하지 않고 씁쓸한 마무리는 영화의 매력일 수도 있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일 수도 있게 한다. 김성수 감독은 우리사회 정의의 모순과 병폐를 말하고 싶어서 이런 결말을 냈겠지만 사람들은 희망을 원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희망이 없다. 그게 가장 큰 약점이다. 어쩌면 이것이 감독이 정말 말하고 싶은 거였을 수 있겠다.
<왕의 남자>의 그늘에 가려져 별로 빛을 보지 못하고 뭍혀버린 안타까운 영화다. 개봉당시에 알바들의 별점 조작설이 돌기도 해서 사람들의 거부감도 샀던 영화다. 그래도 분명히 인상깊은 영화이고, 뭍히는것이 안타까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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