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 있어줘
BE WITH ME ,2005
에릭 쿠 감독
테레사 첸 ,싯 켕 유 ,치우 성 칭 ,에잔 리 ,사만다 탄
왜 희망은 절망과 가까운 사람이 더 크게 느끼게 되는 것일까 .
영화는 내게 말없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
병렬식 옴니버스 ?난 이런 구성의 영화가 좋다 .
어떻게 보면 억지로 짜맞추기(경비원의 머리위로 재키가 날아들 때 그런 생각이 좀 들었다 .)
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
인생이라는게 원래 타인과 타인이 실타래처럼 묘하게 얽혀있고 ,
더러는 억지스럽고 말도 안되게 흘러가기도 하는 법이다 .
테레사 할머니에게 닥친 인생처럼 .
미련하게 음식을 먹어치우는 외로운 경비원이 껌파는 할머니에게 말없이 돈을 쥐어주고 ,
이웃아이에게 사탕을 쥐어주며 미려하게 웃었던 얼굴을 잊을수가 없다 .
병원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소리없이 우는 할아버지의 눈물을 마음으로 느낀 테레사 할머니가
말없이 할아버지를 안아주던 장면도 잊을수가 없다 .
상처를 받은 사람이 상대방의 상처를 더 잘 알아보는 법이다 .
가족들에게 무시당하고 사는 외로운 경비원 .
밤마다 매맞는 이웃아이 .
부모님의 방심으로 귀와 눈이 멀어버린 테레사 할머니 .
그 외 많은 소외받고 상처받은 사람들 .
이 사람들은 무엇을 잘못해서 이렇게 고통받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테레사 할머니는 '인간은 도대체 얼마만큼의 고통까지 참아낼수가 있을까 ?' 하고
머릿속으로 여러번 생각해 보았다고 했다 .
나는 머릿속으로 '죽기 전까지 .'라고 생각했다 .
오죽하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질 않는가 .
사람은 독하고 무서운 동물이다 .어떻게든 견뎌내고 살아남는다 .
이런 사람을 살게 하는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이고 사랑이다 .
감사하게도 희망과 사랑은 상처입은 사람들에게 더욱 가까이 있다 .
나는 여지껏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고 힘든 것이라고만 여겨왔다 .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역시 모두 현실이었다 .
이 영화는 어딘가 결핍되어 있는 외로운 사람들이 ,
힘들고 괴로울 때 내곁에 있어주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희망을 배우고 ,
모두가 서로에게 사랑과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
이 세상이 쓰레기 같다고 해도 ,살만한 이유가 바로 저것 아닐까 ?
개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친 나를 위로해 준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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