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돌아오는 2월29일엔 저주가 일어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매표소 직원 한지연(박은혜)은 2월28일 밤
피뭍은 표를 받고 두려워 한다. 그날 부터 그녀의 주위엔 어느
여인이 그녀와 같은 차림을 하고 주위에서 맴돈다. 지연이 근무하는
톨게이트에는 4년마다 2월 29일에 한명씩 죽는다는 소문을 듣고
지연은 점점 두려움이 커진다. 2월 29일 밤. 그녀의 동료 종숙이
살해당하고 지연은 두 형사와 함께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다.
이 영화는 소설가 유일한씨의 원작 소설을 HD 프로젝트로 제작된
4편의 <어느날 갑자기>시리즈중 첫번째 이야기다. 거의 일주일
단위로 속속들이 나머지 3편의 영화가 개봉예정에 있다. 그중
스타트를 끊은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했다.
사실 올해 개봉한 국내외 공포영화 중에서는 <아랑>이 예상외의
선전을 보여주면서 원작을 등에 업은 <아파트>와 같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지만 영화에 대한 평은 그리 좋지
않았고 <아파트>같은 경우는 기대이하의 성적을 보여주고있다.
그런 와중에 <어느날 갑자기>시리즈는 제작과 배급을 담당한
CJ의 힘으로 상당한 홍보를 하며 관심을 끌었다.
영화는 한국 공포영화의 전형적인 특성을 충실히 답습하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귀신이 등장하고, 깜짝 놀라는 장면이 많으며,
귀신의 모습은 흉층하고, 피가 난자하며, 공포심을 조장하는
사운드, 엘리베이터씬 등은 충실히 해내고 있다. 원작히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소설이라 내용에 대해선 그리 의심이 없었으나
<아파트>의 실망이 컸던터라 한편으로는 괜한 걱정도 들긴했다.
하지만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 부분의 설득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 부분또한 영화내에서도 가상의 이야기였으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등장인물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공포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무서움인데 그부분에서도 나름
괜찮았다. 간떨어질 만한 깜짝장면도 많이 있고, 귀신의 모습도
많이 징그럽기 때문에 보는 내내 긴장이 된다. 그러나 내성이
생겨서 그럴까 후반부에는 그리 무섭지 않다. 무섭지 않다기보다
덜 깜짝 놀랜다. 빛과 음향으로 긴장감을 잘 살린 연출이 좋았다.
톨게이트 밑의 이동통로에서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곳은 그런
긴장감을 느끼기엔 적합한 장소였다.
박은혜의 공포에 질린 모습과 마지막에 버둥거리며 울부짓는
연기는 그간의 그녀의 모습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모습으로 상당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임호의 연기도 나름 좋았다.
사실 나는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공포영화의 재미의 포커스를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 헷갈려서이다.
사실 공포영화의 매력은 영화보는 내내 놓을 수 없는 긴장감에
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출발직전의 긴장감 같은것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포영화는 내용이 비슷하고, 부실한 면이 많다.
시각적이나 청각적으로는 상당한 재미를 얻겠지만 사실 보고나면
남는게 없기도 하다. 그래서 언제나 공포영화를 보고나면 전혀
재미있다는 생각을 안해봤는데, <2월29일>은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는게 있어서라기 보다는 내용이 타 공포영화보다는
좋았던 것에 있다.
앞으로 <네번째 층>, <D-Day>, <죽음의 숲>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머지 3편도 은근히 기대가 되고있다. 그런면에서
<2월29일>의 스타트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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