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에 걸린 여배우와
리마 증후군에 걸린 원숭이의 이종교배 러브스토리..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피터 잭슨의 단점을 여실히 들어낸 영화가 아닐까 싶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도 들어났던
그의 단점 중 하나는
영화 한 편에 지나치게 장황한 스토리를 담을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런닝타임은 길어지고
그로 인해 애써 찍은 영화에 가위질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감독의 자유 의지가 아니라 제작사가 원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제 시간에 끝날 영화를 만들었다면
가위질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경우를 볼 때
어차피 DVD 스페셜 피쳐에 극장판에서 잘려나간
두시간 가까이 되는 분량을 담아야만 했다면..
차라리 네 편으로 나눠서 상영하지 왜 굳이 세 편으로 상영해야만
했나 묻고 싶다..)
그래서인지 "킹콩" 역시도 3시간이나 되는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삭제된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이 상당히 많아 보인다.
꽤나 비중있게 나오던 "매튜 매커너히"를 닮은
섹시한 선장은 킹콩을 잡은 이 후엔 소리 없이 사라지고..
뭔가 일 한번 저지를 것 같던 반항 기질 다분한 소년도..
잘가란 인사 한마디 없이 나오질 않는다..
이 부분은 극장에서 킹콩을 잡아다 놓고 처음 공개할 때도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어떻게 킹콩을 잡는데 일조한
인물들이 킹콩을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는단 말인가 -_-;;
(가난해서 턱시도 살 돈이 없어서 그랬다면 할 말 없지만..)
뭐 사소한 트집일 수는 있지만..
그들의 그 뒤 행보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피터 잭슨 감독의 문제점을 하나 더 지적하자면
그의 블록버스터는 오로지 스펙터클이다.
거대 자본과 특수 효과에 대한 과시욕이랄까..
의미없는 괴물 CG 남발은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물론 그런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의 대공황시대를
매우 리얼하게 잘 표현해냈겠지만..
오히려 "반 헬싱"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스톡홀름 신드롬이라고도 한다. 인질사건에서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오히려 자신들을 볼모로 잡은 법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의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강도가 은행 직원들을 볼모로 잡고 6일간 경찰과 대치한 사건에서 처음 관찰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처음에는 인질들도 범인들을 두려워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그들에게 동화되어 자신들을 구출하려는 경찰들을 적대시하고, 사건이 끝난 뒤에도 계속해서 강도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심리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인질사건과 같은 극한상황에 처하게 되면 강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으로 인해 인질범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는 것을 오히려 고맙게 여겨 차츰 그들에게 온정을 느끼게 되고, 결국은 자신을 구출하려는 경찰들에게 반감까지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 리마 증후군이란?
이와 반대로 인질범들이 인질들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되어 자신을 인질과 동일시함으로써 공격적인 태도가 완화되는 현상을 리마 증후군이라고 한다. 1997년 페루 리마에서 반정부조직 요원들이 127일 동안 인질들과 함께 지내면서 차츰 인질들에게 동화되어 가족과 안부 편지를 주고받고, 미사를 개최하는 등의 현상을 보였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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