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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욜에 씨넥스에서 보고 왔습니다. 보고 나서 많은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느꼈을지 궁금해서 영화평들을 봤는데 역시 울나라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더군요.
근데 다른 사람과 달리 전 상당히도 기분이 부풀어 오르더군요. 드디어 우리 나라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가 있는 거구나. 장면 하나하나 고급스런 영상미가 느껴졌습니다. 정말 시퀀스마다 그 수고와 정성이 그 자리에 있진 않았지만 영화를 통해 느낄수가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거 같습니다. 사람들마다 영화평도 정말 제각각이더군요. 여러 비판의 글도 많이 보았는데 주로 스토리가 너무 부실하다. 주진모나 정우성 연기가 너무 떨어진다 등등...
사람마다의 차이는 있다란 건 압니다. 그래서 제 느낌이 약간은 차이가 있는 거 같습니다. 영화를 본 시간이 마지막회를 본지라 영화 끝나고 엔딩크레딧 다 올라갈 때까지 극장 안에 있었습니다. 거의 마지막으로 극장 문을 나서니 시간도 늦고해서 그런지 거리는 차도 별로 없이 휑하고 사람들도 드문드문 하더군요.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고 그래서 영화의 여운을 느끼기엔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글래디에이터보다 더 낫다... 아시다시피 글래디~는 그토록 소원하던 러셀크로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고 작품상까지 받은.. 더불어 흥행에서도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며 작년 한해 최고 인기 작품이었죠...
많은 분들이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하셨는데.. 글래디에이터의 스토리는 어떤 건지 기억하시나요? 저도 방금 생각났는데 한 장군이 전쟁의 부지람을 알고 고향에서 가족과 함께 살기를 소원하죠.. 하지막 막시무스의 야욕으로 가족은 능욕을 당하게 되고 그 가족에 대한 복수심을 가진 검투사의 이야기죠.
그럼 무사의 스토리를 생각해보죠.. 고려 무사들와 부사들이 명나라의 사신으로 보내졌지만 첩자로 몰려 귀향하다 탈출하여 고려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이죠. 커다란 스토리 라인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글래디에이터는 한 사람에 대한 얘기라 하면 이 영화에선 많은 사람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그 사람들마다 인간적인 얘기들은 영화 말미에 가서 너무 애처로와 눈물을 짓게 만들죠. 단생이 기억납니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보지도 못한 아이를 중국 여인을 통해 비추어 보려 하지만 결국 그 그리움으로 인해 너무나 슬픈 죽음을 맞이하죠. 하일은 고향에 두고 온 노모가 그리워 고려로 가는 길에 만난 정신나간 노인을 어머니처럼 모십니다. 그 힘든 여정 속에서도 노인네를 업고서라도 늘 함께 있으려 했죠. 이런 정성때문인지 정신을 잃었다던 노인이 하일에게 아들아라고 부르죠.
이 밖에도 단지 고려로 가는 것뿐이 아닌 인간적인 얘기들이 곳곳에 베어나오는 영화가 무사입니다. 아~ 하나 더 생각났네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 그 영화의 스토리만 가지고 얘기한다면 영화 제목처럼 라이언이라는 일병을 구하는 것 뿐이죠. 그 영화가 나왔을 때에도 스토리가 넘 황당하다.. 미국의 자애주의적 영화냐?? 란 의견도 많았었죠.. 그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스토리를 넘어서 생각해보면 결국 전쟁의 잔혹성,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이죠. 그 영화는 군대가기 한 달 전에 봐서... 더더욱 사무치는...-_-;; 정말 군대가기 싫더군요..
전투장면도 글래디에이터보다 훨씬 사실적입니다. 솔직히 잔인하긴 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원래 그러한 겁니다. 물론 지극히 연세 드신 분 아니라면 전쟁을 보지도 못했고 겪어보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어떤 지는 모르지만.. 그 아비규환의 소용돌이 속에서 저 사람을 찌르지 않으면 내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서로 미쳐가는게 전쟁입니다. 전 오히려 왜 그리 잔인하게 표현해야하지에 신경을 집중하기 보다 우리 나라가 이렇게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에 다다랐구나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상영되었을 때에도 와~ 정말 전쟁터에 온 거 같애.. 총알이 내 옆에 스쳐지나가는 거 같애... 그러면서 그 사실성에 여러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던 거로 기억합니다.
주진모의 오버 연기와 정우성의 폼내가 풀풀 나는 연기에 혀를 내두르신 분이 많은 거 같습니다. 왜 주진모와 정우성이 그런 전쟁에 상황 속에서 부용에게 눈길을 끄려 했는지 그런 설정이 이상하다란 말도 있겠죠.
주진모가 맡은 최정이란 장군의 역할을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최정이란 장군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군이 될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을 치러 본 경험도 없을 뿐더러 그런 극한 상황을 겪어 본 적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런 인물에게 리더십이란 말은 어찌보면 무리 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진립에게 보이는 그런 리더십은 더더욱 말도 안되겠죠. 그래서 지도자란 자리가 어려운 거 같습니다. 장수로서 그리고 무사로서 그는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을 헤아려 내는 세심한 배려보다 그들에게 단지 저 사람은 강하구나란 걸 보여야 하는 처지이겠죠. 그래서 눈만 부랴리며 목소리만 높일 수 밖에 없었겠죠... 수많은 사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장군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라고 최정은 생각했을 겁니다. 최정이란 인물은 그런 인물입니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본 것처럼 장군으로서 웬지 어설퍼 보이고 언성만 높이는 짜증남이 그가 어린장군이기에 리더란 자리가 아직은 그에게 벅찼기에 그런 모습밖에는 보일 수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결국 자신의 부족함을 가남에게만은 밝히고 있죠. 자신이 잘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주진모의 연기가 어설펐다고 보지 않습니다. 주진모가 연기한 최정이란 역 자체가 그런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우성이 분한 여솔이란 사람은 왜 한 여자에게 그리도 폼을 잡는지... 눈만 부랴리는지... 그에게는 고려로 가도 돌아갈 가족이 없어서 부용과 짝짝궁해서 잘 먹고 잘 살려고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솔이란 사람의 신분은 노비입니다. 한 주인에게 종속이 되어있는 신분이며 그 주인만 바라보며 사는 인물이죠. 자신의 주인이었던 이부사는 그가 노비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어주었습니다. 그렇기에 명나라 그 먼길 행군까지도 그를 동행한 것이죠. 그는 그런 믿음을 먹고 사는 노비이기에 죽도록 충성을 하려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부사가 죽고 난 뒤에 자신은 자유인이라고 길이길이 뛰며 외치지만 후에는 자신만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부용을 위해서 다시 노비의 속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라 저는 생각합니다. 아무런 가족이 없던 노비에게 자신을 믿어주는 이가 바로 가족인거죠.
어떻게 보면 이들 연기가 절하평가 받은 건 진립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성기씨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고요한 안정감을 줍니다. 그의 말 한마디와 목소리는 정말 신뢰가 갑니다. 이런 주연급의 사람들 말고도 주진군의 하일, 단생, 도충, 역관 주명... 그들의 캐릭터도 주연급 못지않게 살아 숨쉬는 거 같습니다. 이들 못지않게 시선을 많이 끈 람불화도 장수로서의 카리스마가 정말 대단하죠. 아쉬운 것은 장쯔이라는 세계적인 인지도가 있는 배우를 쓰고서도 그를 너무 단조롭게 내세운거 같아 아쉽네요. 그런 역할이라면 중국말 할 줄 아는 다른 배우를 써도 별 상관이 없을 뻔 했습니다.
전투장면 중에서 숲에서의 전투 장면은 정말 훌륭합니다. 전 우리나라에서 만든게 아닌 줄만 알았습니다. 적이 보이지 않는 상황 속... 두려움이 밀려오는 원나라 군사들의 표정들.. 그리고 속도감있게 움직이는 카메라웤... 글래디에이터보다 라이언일병구하기보다 더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전투에서의 전략때문 인 거 같습니다. 삼국지가 여태껏 고전으로 읽혀지는 건 유비라는 관우라는 장수보다 제갈공명같은 전략가 때문인거겠죠.
솔직히 70억 제작비... 70억이란 돈 많은 액수이지만 과연 그 돈을 다른 사람에게 쥐어지고서 이 영화 만들어 보라고 하면 만들수 있을까 싶습니다. 다시는 이런 고생고생하며 누가 만들려 할까요... 그래서 지금 많은 사람들로인해 낮게 평가되는 것보다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보다 몇 년후가 되면 더 적절한 평가를 받을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무사를 좋게 보았던 건... 무사 이 한 편의 영화때문도 있겠지만.. 그보다 앞으로 나올 우리나라 영화의 실력이 더 좋겠지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70억을 들여 만들었지만 해외에서 진작부터 수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헐리웃에선 영화 한 두편이 작은 나라의 일년 수입을 맞먹을 정도로 벌지 않습니까... 영화도 산업입니다. 투자한 만큼 그만큼 질적으로 기술적으로 성장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선박말고도 효자 수출품목이 될 수 있겠죠..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 도와주란 얘기는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에다 하는게 더 날 거 같습니다. 정부은행에다 몇 백억 빌려놓고서 20년 상환에이자율 1%... 정말 놀라운 이자율입니다. 솔직히 그런 돈 빌려놓고 그렇게 장사하면 누가 재벌 못되겠습니까.. 정부에 싸바싸바 잘하는 재벌회장님들의 놀라운 아부가 재벌만든거겠져..
갑자기 얘기가 딴데로...-_-;; 각설하고 무사 정말 잘 만든 영화입니다. 헐리웃은 괜찮고.. 울나라는 아니고?? 그런 편견 가지신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주진모란 사람의 연기 정우성이란 사람의 연기.. 안성기란 사람의 연기... 그런 거에 신경 안쓰고 영화 자체로 보시면 배우기근이다 얘기하지만 정말 살아있는 연기가 느껴지는 많은 배우들이 보일 것이고.. 우리가 이리도 편히 앉아서 볼 때 뒤에서 영화에 정열을 쏟는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질 것이고.. 우리 나라 영화가 진일보하는 소리가 들리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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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묵시록 리덕스(2001, Apocalypse Now Red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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