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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영화산책 - 『아파트』 아파트
modelmjy 2006-07-13 오전 11:07:46 1025   [3]

* 스포일러 다량의 글입니다 *


 


 

 영화정보


 감   독 : 안병기 (가위,폰,분신사바)

 출   연 : 고소영 (이중간첩, 하루, 러브, 비트)

             장희진, 박하선, 강성진

 개 봉 일  : 2006.07.06. 

 상영시간 : 90분

 영화홈페이지 :  http://www.apt2006.co.kr/

 

 전문가 평점


씨네서울 - 여전한 공포영화 실력자 안병기. 결말만 빼고 정말 훌륭하다.

무비스트 - 기다렸다 원 없이. 다음에는 지대로 뭔가 보여주겠지 하면서.

                 그러나 묵묵부답이더라.

허남웅 - 스포일러라고 말하기조차 민망할 정도의 아이디어 부족

송형국 - 답습은 퇴행을 부른다.

이승재 - 그래도 무섭다.

강유정 - 아파트의 상징성이 사고로 무마되니, 평범한 공포에 익숙한 귀신

 


 eye's평점 - 2006. 07.04. 시사회관람. in 단성사  ★★★☆ 


    “ 외로움에 절규하고 인간 내면 본성에 칼날을 들이대며

     관습을 철저히 활용한 원초적 목표를 성실히 수행한 작품"

 

 

 eye's 리뷰


 

                                      언니....... 외롭지 않아요?”


현대사회의 '외로움'이란 키워드로 읽은 영화

<아파트>는 ‘단절’과 ‘소외’의 대표적인 공간 으로서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보여준다.

인간관계는 친절이란 것을 방패삼아 가식적인 얼굴로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고, 인간은 외로움에 절규하고,  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이 영화가 드러내고자하는 공포의 키워드이자 메시지이다.


본 영화는 강풀의 인터넷 인기만화 '미스터리 심리 썰렁극’이란 원작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우선 주인공은 친근한 이미지의 백수인 남성 ‘고 혁’이 차갑고 외로운 이미지의 디스플레이어 여성 ‘세진(고소영)’으로 변모하였다. 감독은 원작의 인물보다 ‘외로움’이라는 키워드를 강하게 세진의 캐릭터에 이입시키고, 그녀는 단선적으로 크리스마스시즌용 디스플레이를 가족의 따뜻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차가운 이미지로 디자인해놓으면서 캐릭터 성격을 보여준다.

여성으로서의 주인공 변화는 장르적 변화에도 관계가 있다. 심리적 드라마가 중심에 있던 원작에서 ‘공포’ 코드로의 접근에 용이한 것은 여성의 캐릭터이다.

 

무엇보다 원작이 가진 큰 장점은 ‘다중시점’ 전개에 있었다. 하나의 사건을 여러 캐릭터들이 화자가 되어 극을 이끌어 나감에 있었다. 이 뛰어난 구성은 캐릭터들의 특징을 보여주며 사건의 미스터리에 더 깊이 빠져들게끔 만들었다. 그것은 ‘아파트’란 가깝지만 단절된 곳에서 소통이 가능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공포’라는 장르에서 이야기흐름의 분산을 막기 위해 영화화 작업에서는 불필요한(또는 오버스러운) 캐릭터를 제거하여 여주인공 시점으로 단일화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일어나도록 재배치했다.

1인 화자로의 전환은 원작의 특수성을 배신하지만 안병기 감독은 귀신의 한‘恨’에 원작보다 더 특별하고 집중적인 의미를 부여해주며 인간의 사악한 본성, 장애인에 대한 학대, 은둔형 외톨이 같은 이야기에 초점을 둔다.

 

세진은 극 초반 공포스러운 경험을 한다.

낯선 여자. “외롭지 않아요?”란 말을 남긴 채 지하철 선로 위로 세진을 끌어내려는 그녀는 세진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안겨준 채 죽고 만다. 유민이 특별 출연한 이 낯선 여자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로, 아파트에서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세진이 극의 중심에서 이끌어가게 되는 계기를 형성해준다.

그녀의 자살로 인한 극심한 패닉상태에 빠진 세진은 시종일관 자신을 압박하는 귀신의 꿈(그녀로 추정되는)을 꾸게 되고, 극도로 예민해진 심리상태는 자신의 건너편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사건의 중심으로 빠져들게 된다.

 

둘째로, 영화의 실제 귀신인 유연(장희진)이 이입된 역할 이라는 것이다. 유민의 첫 대사와 장희진의 첫 대사가 같다는 점과 붉은색의 의상, 장희진의 후반부 대사인 ‘당신이 먼저 다가오지 않아서 내가 먼저 다가갔다’를 통해 유추할 수도 있다.


 
밤 9시56분.

세진은 건너편 아파트에서 매일 그 시간이면 불이 동시에 꺼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 현상은 서서히 아파트 전체로 퍼져나가고, 그에 따라 아파트 주민들이 연쇄적으로 죽는다. 세진은 어떠한 법칙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고민하면서 건너편 아파트를 유심히 바라보게 된다. 죽음을 막기 위해 10시전에는 불을 끄지 말라고 전달하지만 경찰에게도 이웃에게도 사이코 취급을 받을 뿐이다.

 

그런 그녀에게 유연(장희진)이라는 소녀가 다가온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소녀는 부모님마저 돌아가신 상태.  서서히 세진과 소통을 하게 되고, 매일 밤 세진은 건너편 아파트 유연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면서 9시 56분 현상에서 구하기 위해 그녀의 문을 두드리고 애처로워한다. 서서히 펼쳐지는 유연의 스토리.

친절로 시작한 이웃주민들의 행위는 점차 인간 내면의 사악한 본성을 드러내며 유연에게 가학의 짓을 행한다.

가족의 정에 메말라있던 할머니는 어긋난 보살핌으로 그녀에게 구타와 함께 끊임없이 먹이는 행위를 보이고, 청년은 성폭행을 자행하며, 의사의 부인은 그녀에게 약물시험을 대행한다. 부녀회장은  참을 수 없는 구타와 피가 배일정도로 살갗을 벗겨내고 차가운 욕조에 그녀를 담근채 불을 꺼버린다.

 

유연은 소통하고 싶어 했다. 누군가 알아주길

원했고,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길 원했다.

그 고통은 극심한 외로움이 되었고, 가족들의 정이 풍만한 크리스마스 날 그녀는 자살을 한다. 실제로 세진의 앞에 나타난 유연은 귀신이었던 것이다. 후반부에 나타난 유연의

정체는 앞서 의사인 남편과 약물실험을 행했던 부인과의 대화에서 유추해 볼 수도 있다. 

 

10시 이후엔 불을 끄지 말라는 이상한 전단지를 돌리던 세진을 본 여고생 정홍(박하선)은 그녀를 사이코(그것은 초반 세진과 유연의 대화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귀신의 존재였던 유연이 정홍의 눈에는 들어올 리 없을 것이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세진을 사이코로 보았을 것이다.) 로 취급하지만 자신에게도 느껴진 이상한 기운으로 세진과 함께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하지만 극의 중심이 세진의 눈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녀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여기서 원작과는 다른 캐릭터를 삽입한다. 히키코모리라는 은둔형 외톨이의 존재이다. 틱 장애(Tic Dicorders) (또는 뚜렛증후군 이라고도 함)를 가진 그는 공포적 소재로 초반 유연이 귀신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위해 그려진다. 유연이 학대받는 장면을 지켜보던 방 속의 어두운 형태, 귀신의 형태로 나타날 때 보였던 심한 틱 장애 현상 등 하나의 장치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며 자해 및 자살의 충동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이들도 세상과 소통하고,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세진과의 소통으로 원한이 잘 해결되는 듯 보였던 사건은 의외의 결론으로 향하게 되고 원작과 비슷한 결말을 갖는다. 원작에서 극도의 외로움의 자살의 원인이 되고 오로지 자신만 혼자라는 생각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귀신의 무차별적인 복수보다 외로워진 이유와 상황을 잘 표현했던 본 작품의

메시지가 가슴에 와 닿았다.

 

<아파트>에서 보여준 공포의 시각, 청각적 효과는 새롭지 않았다. 하지만 기존 공포영화의 관습을 철저히 활용하면서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긴장성 있는 수수께끼 장치를 곁들이며 공포적 효과는 독창적이진 않더라도 뛰어난 편집감각으로 심히 섬뜩했다. 그것이 안병기 감독의 매력이다. 전형적이고 이제는 익숙한 효과를 가지고도 관객이 계속 놀랄 수 있고, 무서워 할 수 있는 것. 상업영화로서 이 장르가 가진 가장 원초적인 목표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점이다.


고소영 이라는 스타의 오랜 공백기 이후의 출연은 반가운 요인이긴 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진 못한 것 같다. 세진이라는 극중 캐릭터의 성격은 ‘고소영’을 만나면서 변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배우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도회적이고 세련된 전문직 여성이 그려지게 되니까. 하지만 연기적으로 후퇴했다는 생각은 아니다. 그저 관람 후에 뛰어나지도, 못하지도 않은 그런 정도의 느낌.

오히려 장희진의 발전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필자는 영화를 본 후에 원작을 본 케이스다. 원작을 먼저 본이들이 영화가 기대이하라는 평을 너무 많이 하더라. 아파트를 재밌게 관람한 필자는

어리둥절했다. 원작을 영화화하기에 버릴 것을 버리고 살릴 것을 잘 살린 느낌이었는데...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생각이 공존하니까.

난 최근 공포영화중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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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2006, Apartment)
제작사 : 토일렛 픽처스, (주)영화세상 / 배급사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apt2006.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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