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영화 재미있다. 재미있고 스타일이 분명 있다. 그냥 허세만 부리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그들의 액션은 강하고 빠르게 전개되었지만 이상하게 좀 질질 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결말로 가기까지 여러 길을 거치는 느낌이 들었다. 두 야수가 만나기 까지의 전반부도 좀 길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하나에 다 집어 넣는 것 보다 분명 2회나 4회 정도로 잘 꾸며도 좋을 만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방대하다. 그러나 머리가 아프거나 많은 생각을 요하도록 꾸며지고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래서 약간은 지리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좀 뻔한 내용인데 감정적인 내용이나 이성적인 내용이나 별 다를 것이 없는데 서로 연결되고 길게 가는 것 자체가 말이다.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이 영화안에서 벌어지는 유강진의 술수는 잔인하다. 권상우의 연기는 초반에 뭐 저렇게 막 나가는 형사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그게 그리 큰 문제가 될 정도로 영화를 흐리지는 않았다.
영화의 음악이 굉장히 분위기를 잘 이끌어준다. 요즘봤던 어느 영화들보다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울리고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하게 편견일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일본의 영화 음악 하시는 분들은 좀 남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카메라가 줌을 자주 잡는다. 순간 순간 그들의 얼굴로 우리를 잡아 당긴다. 조금은 남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좋았다. 야수들의 표정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손병호!! 너무나 제대로다. 연기 너무 잘한다. 유지태의 그 차가운 연기도 좋았고 목소리만 좀 더 걸걸했으면 좋았을 권상우의 연기도 좋았지만 야수의 주인공은 왠지 유강진이란 착각이 들 정도로 손병호씨의 연기는 대단했다. 어쩌면 최근에 봤던 나도열에서의 조폭 두목의 연기를 좋게 봐서 영향을 받았을 지도 모르지만 그 영화에서의 코믹함이 아닌 정말 무서운 사람의 연기가 살아 있었다.
전체적으로 정의에 대한 생각도 한번 더 해보게 만들었고 결말이 기대와는 달랐지만 그게 야수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것 같다.
세상을 살다보면 둥글 둥글해질 수밖에 없을까?... 현실적이었다.
유강진이라는 캐릭터는 확실히 암이다. 암. 그저 빗대보자면 우리 나라는 암 발생률이 높은 나라라는 점. 이 영화를 정말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또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해 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좀 길다는 생각을 가지며 봤어도 막상 다 보고 나니 시간이 금새 지난 것을 보며 재미있다는 생각을 품었다.
두 야수의 절규... 유지태의 마지막 눈빛. 인상깊다.
정의는 뭘까? 개인적인 목적이든 사회적인 공적 목적이든... 그들이 원하고 행한것은 정의가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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