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남쪽 : 우리에게 있을 수 있는 이야기
요즘 점점 배우 차승원의 연기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만큼 연기에 이제 눈을 뜬 듯한 모습 이라고 할까. 그의 연기를 보면서 점점 예전과는 다른 뭔가를 보는 것 같아 호감이 간 영화다. STORY 김선호는 할아버지가 국가유공자라 북조선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인 연화까지 있어 언제나 행복할 줄만 알았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살아있음을 알게된 순간, 그의 생활은 변하기 시작했다. 선호의 가족은 북에서의 생활에서 신변의 위기를 느끼자, 탈북을 감행하고 남으로 온다. 그 후, 선호는 연화의 탈북을 위해 무진 애를 쓰지만 사기를 당하고 일은 더욱 꼬여만 간다. 거기다 연화의 결혼 소식까지 들은 선호는 절망하게 되는데... 시간은 흘러흘러 그의 희망이 절망으로 변할 무렵, 그런 그를 지켜주는 경주에게 맘을 연다. 경주와의 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갈 무렵, 연화가 탈북해 여기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 선호.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국경의 남쪽의 볼거리 분단의 상황에서 올 수 있는 사랑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솔직히 많다. 그러나, 아직도 소재는 무궁무진한가 보다. 국경의 남쪽은 그런 면에서 분단이라는 상황에서나 올 수 있는 휘귀한 사랑이야기이다. 지난 날 사랑했던 그녀. 현재의 사랑인 그녀와 남자란 멜로의 공식이 분단이라는 상황이라는 특수성으로 기존의 이야기와는 다른 신선한 이야기로 보인다. 현실에 있을 수 있는 우리 이야기이기에 이런 점에서는 보면 '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공감을 주는 영화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에 있는 극적인 상황 역시 우리에게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그 자체로 좋은 느낌을 준다. 국경의 남쪽의 아쉬움 예고편보다 못하다: 예고편과 본 영화의 이질감 예고편 카피에서 나타나는 애절함을 너무 많이 들었던 걸까. 그 속에 담긴 애절함이 본 영화에서는 그게 그리 와닿지 않게 되었다. 이유가 뭘까? 주인공 선호가 선보인 애절한 감정이 담긴 것이 예고편이었다면 실제 영화에는 그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진솔한 표현을 했지만, 그러한 감정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렇게 생각한다. 과도한 나레이션은 적당히 하자 부디 과도한 나레이션은 적당히 하자. 사랑에 대한 일대기 영화를 찍는 게 아니다. 근데 영화의 장면에 있어 나레이션을 쓰는 게 일반적이 되면서 부터 솔직히 영화는 밋밋해졌다. 이야기라는 걸 알지만, 그걸 선호의 감정을 말로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러한 행동은 결국 영화가 지닌 신선함에서 식상함으로 변해져간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보고 와닿을 수 있게 했다면 그걸로 족하지 왜 굳이 그걸 설명하나. 그건 관객한테 너 이렇게 느껴라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 이건 아니다. 과도한 홍보로 오는 이질감. 차승원은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는 데, 열심히 하는 배우다. 다만 그것이 이 영화를 보는데는 득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한다. 그가 펼치는 그 어떤 모습도 강렬하기보다는 무능력하고 순수하기만한 사람이지만, 결국 배우의 연기에 몰입되는데는 방해를 한다. 물론 그의 지난 몇몇 작품들의 경우는 득을 봤다. 이유는 그의 영화에서 보이는 강렬함을 영화에서 표현해 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만, 이 영화는 그런 강렬함과는 거리가 먼 영화다. 결국 그것이 이 영화를 몰입하는데 약하게 만들었다. 밋밋한 이야기와 인물 배분 : 신선함에서 단순 식상함으로 변해가다. 이 영화는 시간적인 구성으로 배열되어있다. 이러한 시간대의 이야기에서 제일 피해야하는 게 바로 나레이션이라고 보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야기를 에피소드를 너무 간단 명료하게 만들고 단순하게 만들어버리니까 이야기는 밋밋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선호의 시선으로만 그려져 있다. 정작 다른 주요인물은 그러한 시선에서 철저히 겉도는 영화다. 심하게 말하면 차승원에게 모두 맡겨버린 영화가 된 셈이다. 영화는 인물들과의 연결고리와 이야기들의 조합인데 초반의 가족들간의 이야기의 비중이 많았을 때의 신선함이 정작 이야기의 비중이 주인공 선호에게 가면 갈수록 영화가 단순해져갔기에 통속적인 멜로로 변해버리고 만다. 결국 이러한 점이 신선함에서 식상함을 주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국경의 남쪽을 보고 우리의 현실이 담긴 담백한 이야기. 하지만, 식상하다. 실제로 영화의 내용은 너무나 진실하고 담백한 느낌이다. 이 점은 이 영화가 지닌 최고의 미덕이다. 물론 그것이 우리와 같은 분단된 현실감이 투영되어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 영화와 유사한 상황을 보이는 뉴스나 방송을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정작 이미 뉴스 등에서 보거나 읽은 적이 있다면 이 영화는 이미 밋밋하기 쉽다. 뉴스나 방송의 경우,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주기에 이미 익숙해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이 영화가 느껴질 수 있는 소재는 신선했지만, 이미 맛을 봐버린 관객들에게는 그리 신선한 소재가 아니다. 영화가 아니래도 본 적이 있던 것이라 그저 평범한 영화로 갖혀버리기 쉬워진 것이다. 국경의 남쪽에서 만화 <비트>를 생각하다. 언젠가 만화가 허영만 씨의 만화 <비트>에 열광한 적이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영화화된 적이 있다. 다만, 내가 말하려는 건 그 작품의 후반부의 이야기이다. 영화를 보면서 민과 로미의 사랑 이야기를 생각나게했다. 그 두 사람의 사랑하던 모습과 주인공인 선호와 영화와의 사랑은 상황과 입장이 다르긴 하지만 닮아 보인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던 현실과 그 후 다시 재회를 할 때까지 그들이 겪었던 파란만장한 인생들을 들추어 보면 비록 다른 모습이긴 하지만 두 모습이 왠지 내게는 비슷하게 보였다. 두 작품을 비교하긴 그렇지만, 적어도 내겐 <비트>가 더 나은 작품이었다. 이유를 들자면, 현실감과 이야기 자체의 내러티브등의 요소가 있을 것이다. 참신한 소재를 담은 영화지만, 보편성과 이야기의 일반화로 왠지 밋밋한 느낌이 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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