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에 발표된 최민식과 장백지 주연의 영화.
이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말을 했다.
"눈물없인 볼 수 없다."
그래서 또 감수성에 예민한 나는 <아이 앰 샘>이 후에
영화를 보며 울어보려고 이 영화를 플레이 시켰다.
이강재(최민식). 그는 완벽한 3류 인생이다. 포르노 테잎을 만들어
팔다 걸려 10일 영창을 살다오고 바로 오락실에서 잠이나 자고
동기이자 조직의 보스에게 "형님"이라고 꼬박꼬박 말하면서
쪽도 못쓰고, 후배들에게 치이고, 자신이 맡아 운영하던 조직의
비디오가게도 후배에게 빼앗기고 결국 나이트 삐끼로 전락해
버린다. 친구이자 자신의 보스인 용식이 취중에 라이벌 조직의
똘마니를 죽이게되고 용식은 그 죄를 강재에게 넘기려 한다.
댓가는 배한척을 살 수 있는 돈. 강재는 그 제의를 받아들이게 된다.
다음날. 강재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라고 자수하려던 강재에게 뜻밖의 소식이
전해지는데."장백란씨 남편이시죠? 부인이 어제 사망했습니다."
영화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강재가 파이란(백란)의 사후처리를 위해
그녀가 지내던 곳으로 가면서 부터 시작된다. 파이란은 한국의
이모를 찾아왔지만 이모는 이미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갈곳이
없어진 파이란은 돈을 벌겠다는 목적에 직업소개소를 찾아간다.
취업을 위해 강재의 얼굴은 딸랑 증명사진 한장만을 본채 그와
위장결혼을 하게된다.
강재는 할줄아는것도 없고, 끈기도 없고, 게다가 마음은 너무
여리다. 수퍼에 수금을 받으러 가서도 주인 아주머니에게
오히려 욕을 들으며 머리채를 쥐어 뜯기고, 입으로는 욕하지만
아주머니의 "옛적에 내가 너 라면도 멕이고..."하는 말에
아무말도 못하는 그런 사람이다. 자신의 여린 마음을 감추려고
하는것인지 입에선 말끝마다 육두문자가 청산유수다.
그녀의 장례식장으로 가면서 본 그녀가 생전에 그에게 썼다는
편지다. 얼굴한번 본적없는 남편에게 쓴 편지.
그 편지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들 모두 친절해요. 강재씨 제일 친철해요.
저와 결혼 해주었으니까요.'
세상이 인정한 3류인생인 그가 친절하단 소리를 들었다.
바닷가에서 그녀의 편지를 보며 오열하며 울던 강재에게선
연민과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얼굴한번 못본 사이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자신을 인정해준 유일한 사람이었기 떄문에
그랬던 것일까.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아무래도 마지막 장면이다.
그 장면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과 애틋함과 강재가 가졌을
그 마음들이 전부 내게로 전해지는 듯 했다.
솔직히 눈물이 날만큼. 아닌 그냥 콧등이 시큰거릴만큼의
슬픔은 없었다. 안타까움은 있었지만 눈물 질질 흘릴만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최민식의 불쌍해보이는 연기는 역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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