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의 쥐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 사진에는 찍히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만약 내가 언젠가 그대와 만나 얘길하게 된다면 그 때는 제발 사랑의 의미를 알아 주세요.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린다
'blue hearts' 의 '린다 린다'(1987 발표) 중에서...
시바사키 고등학교...
문화제(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5인조 밴드로 연습중인 케이, 모에, 쿄코, 린코, 노조리...
그러나 맴버간의 의견충돌에 손가락 부상 당한 맴버로 인해 모에와 린코가 빠지면서 이들 여고생 밴드는 축제도 하기 전에 해체위기를 겪는다.
자작곡 발표는 포기하는 상태에서 다른 보컬 맴버를 구하는데 하필이면 소각장에 쓰레기 버리러 내려가던 한국인 유학생 송이 눈에 띄던것...
엉겹결에 그냥 '응~!'이라고 외쳤건만 그 '응~!'이 보컬로 참여하겠느냐는 의사였던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들은 목표를 바꿔 과거 인기 락벤드인 '블루 하트'의 노래 세 곡을 무대에서 연주하기로 맘먹는데...
과연 이들 4명의 여고생은 무사히 축제를 마칠 수 있을까?
방금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최강의 수면 부족 밴드!'...
'파란 마음'의 노래를 이제 즐겨보시라!
이런 우연이 있나?
얼마전 일본 영화 '스윙걸즈'가 개봉되었는데 이 영화는 여성들로만 이루어진 관악 밴드(사실은 재즈밴드이지만...)이야기 였다. 그런데 이번 작품 역시 일본영화이고 밴드의 이야기이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숫자가 적어졌다는 것과 100% 일본인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윙걸즈'의 경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나 모티브만 차용하고 대부분의 이야기는 허구로 이루어졌다. 반면 이 작품 '란다 린다 린다'는 100% 허구이지만 오히려 피부로 와닿는 느낌은 이 작품이 훨씬 더 강렬하다. 왜 그런 것일까?
'스윙걸즈'는 실제 이야기이지만 모티브만 차용하였을 뿐 스토리는 단순하고 만화적이다.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들을 나열하여 웃음을 주는 것이 이 작품의 의도였고 목적이었다.
그러나 '린다 린다 린다'는 분명 허구이긴 하지만 학창시절 있을 법한 상황들을 잘 풀어냈다는 것이다. 오히려 실화가 더 현실성이 없고 반대로 허구가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스윙걸즈'는 거의 현실도피에 가깝다. 앞에 이야기 했듯이 현실과 동떨어지는 스토리로 만들어지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이런 세상을 꿈꿔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 작품은 어려운 상황이 다가옴에도 현실적으로 이 위기를 돌파하려고 애를 쓴다.
바로 영화속에 등장하는 '블루 하트'의 노래가 바로 이 현실돌파를 위한 이들의 몸부림을 이야기하는 키워드인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한 영화의 제목과 동명인 '린다 린다' 이외에도 '끝나지 않은 노래'(1997 발표)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다.
이 노래의 가사 역시 '린다 린다' 만큼이나 어려운 세상을 뚫고 지나가고픈 이들의 열망을 나타내는 노래이다.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자 빌어먹을 세계를 위해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자 모든 쓰레기들을 위하여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자 나와 그대와 그들을 위해
끝나지 않은 노래를 부르자 내일은 웃을 수 있도록
(중략)
사실 안타까운 것은 블루하트... 이 팀에 대한 자료가 빈약하다.
1985년 결성된 이 밴드는 1995년 해체를 하기까지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 냈고 국내의 펑크 락 그릅들이 많이 이 팀의 음악들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해진다.
198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펑크 락 그릅의 노래를 이들 젊은 네 명의 소녀가 불렀고 이 중 우리의 배두나가 여기에 끼여 있다.
그동안 배두나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을 것이다.
최근들어 메스컴에도 얼굴을 비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필자 역시 궁금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까메오 출연에 어쩔 수 없이 불참한 것도 사실 이 작품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불참을 하건 하지 않건 그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연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바다 건너 일본까지 가서 활약을 해주는 것도 그렇게 나쁜것은 아닌 것 같다.
또한 배두나 역시 그런 모습에 보람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배두나가 연기한 한국인 '송'은 엉뚱한 생각과 특이한 말투로 볼 때 실제 배두나의 성격과 닮아있다. 배두나는 사실 우리에게 드라마 '학교'로 익숙한 배우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랜만에 교복이 낮설지 않다고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배두나와 같은 드라마로 연기를 보여주었던 최강희와 공효진도 이미 스타의 대열에 끼고 명배우, 독특한 배우라는 평가를 얻는 것을 볼 때 '학교'라는 드라마에서의 괴짜 연기가 영화에서도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가 제작된 곳은 뜻밖에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폐교 건물을 이용하여 촬영하였다.
작은 영화답게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쓴 것이 좋았다는 배두나의 글은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영상을 위해 애를 쓰는 스텝들의 모습이 있기에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다. 최근 거대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제작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런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 것 같다.
사실 옥의 티라고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의 자막에 나온 배두나의 역활과 보도자료나 팜플렛의 자료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앞써 필자는 배두나의 역활이 한국인 교환학생(유학생) '송'이라고 이야기하였지만 영화속 자막에서는 '손'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필자가 화가 나는 것은 필자의 성이 '송'씨 인 것도 그렇긴 하지만 '송'씨와 '손'씨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름을 말할 때 사람들은 '송'씨가 아닌 '손'으로 듣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반대로 '손'씨 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배우의 케릭터만큼이나 배우가 맡은 배역또한 중요하다. 물론 어떤 영화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는 역활로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름은 그만큼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요소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되어진다.
번역하신 분의 고생은 알겠지만, 그리고 홍보팀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기는 하지만 이건 솔직히 아니다. '손'이 맞는지, '송'이 맞는지 분명히 표기해 주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볼 수 있게 도와준 씨네콰논 역시 고맙다... '박치기' 같이 일본인도, 한국인도 같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영화들이 많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러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일 청소년의 아름다운 우정...
서로 경쟁하지 않고 타협하는 사람들의 모습...
적이자 친구인 이웃 나라 일본...
그리고 청소년의 고뇌와 방황...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을 유쾌하게 엮은 이 작품...
마음이 괴로운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PS. 이 작품의 OST는 아직 미발매되었다. (국내 라이센스로는 나오지 않았다.)
씨네콰논에 가면 일본에서 들여온 OST를 볼 수 있지만 판매용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음악을 듣고나면 정말 사고 싶은 음반이다.
'린다 린다'는 정말 중독성이 강한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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