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동물원에서 춤추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생각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 사자란 밀림의 왕자가 아니라 동물원의 스타로 인식이 되었구나. 이제 심바가 나서긴 어려운 것인가.'라고. 이제 대세는 동물원 동물들이라고.
하지만 잠시후 주인공들이 동물원 우리 밖을 나서게 되면서 느꼈다.
'이건 아닌데. 너무 비슷한데.'
그 생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계속되었다.
2006년에 찾아온 '와일드'는 2005년도에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었던 '마다가스카'와 너무나 흡사햇다. 이야기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부성애와 케릭터들만 다르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똑.같.다.
그렇다면 2006년의 '와일드'는 2005년의 '마다가스카'보다 좋아졌는가? 나의 대답은 미안하지만 'No'이다. 물론 그래픽은 놀랄 만큼 진보하였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는 실사의 경지에 오른 그래픽에 놀라기도 하였다. 케릭터의 모습에서부터 배경에 이르기까지 정말 환상적인 그래픽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래픽이 영화의 재미를 좌우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와일드'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조연 동물들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코알라, 다람쥐(?) 등이 등장하지만 '마다가스카'에 비하면 너무나 아쉽게만 느껴진다. 주연인 사자와 친구들도 그러하거니와 나머지 동물도 그러하다. 많은 동물들이 나.오.긴. 하지만 나에게 강인한 웃음과 인상을 주진 못하였다. '마다가스카'의 펭귄이나 야생 원숭이들처럼.
그리고 '와일드'에서 보여주려는 부성애의 모습이 그렇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는 그런 사자의 모습에서 감동은 커녕 '디즈니의 나쁜 습관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또 만화라고는 하지만 너무나 현실성없는 설정들은 재미를 더욱 반감시켰다. 사람이 없는 뉴욕, 통통배로 대서양 횡단, 동물없는 밀림 등등. 어느 정도의 상상력은 재미를 더해주지만 이건 너.무. 했다.
차라리 '와일드'를 '마다가스카'의 속편으로 만들었으면 어떠하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었다면 차라리 다른 설정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개인적으로 만화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너무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더욱 실망이 크다. 또 '마다가스카'를 재미있게 봤었기에 실망은 두 배가 되었다.
이 영화가 그렇게 재미없다거나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같은 내용의, 더 재미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내가 그 영화를 보았었고.
만약 내가 '마다가스카'를 보지 않았다면 환상적인 그래픽에 놀라면서 신선한 스토리, 개성있는 케릭터에 아주 만족했을 것이다. 영화를 선택하기 전에 먼저 자신과 상대방에게 물어보자.
"'마다가스카'를 보았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