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그리고 복수?
사랑이라는 감정은 언제나 아름답기만 할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줄 수 있고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도 사랑만을 선택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사랑의 정의'들은 이 영화에서는 공허한 외침일 뿐입니다. 현실의 상념을 반영하기에 '외출'은 이러한 사랑의 공식들을 하나씩 하나씩 삭제해 나가고 있습니다.
* 방관.... 그것이 복수
수진과 경호가 먼저 사랑의 공식을 따르지 않았기에 인수와 서영도 그 공식을 따를 어떠한 의무감도 없다고 느낍니다. 사랑에 대한 의무감은 사랑의 불을 밝히는데 하나의 믿음인데 금이 가 버린 믿음의 조각들을 인수와 서영은 방관합니다. 이것은 수진과 경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복수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인수와 서영의 관계는 사람이 그러하듯이 공허함을 채워줄 무엇인가가 있었기에 생긴 또 하나의 사랑입니다. 수많은 침묵속에서 영화는 이러한 설명들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여백의 지나침이 너무 많은 설명들을 만들수도 있습니다.
* 인수와 서영
배용준과 손예진의 출연. 허진호 감독은 여기에 중점을 둔 듯 스토리 전개는 급합니다. 결과에 다가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도 그것에 대한 미세한 설명들은 관람객들의 몫으로 남겨둡니다. 관객들은 배용준과 손예진이 시작할 사랑의 시점을 기다리고 그리고 그것에 대한 결말만을 기다립니다. 나머지 배경들은 이 결말을 위한 스쳐지나가는 풍경일 뿐입니다.
* 복수가 아닌 사랑
인수와 서형은 불륜에 대한 분노에 허덕이면서도 그것에 대한 복수보다는 새로운 사랑의 발견입니다. 새로운 사랑은 지난 아픔을 묻어버리게 합니다. 새로운 사랑은 지금의 아픔을 잊어버리게 하는 묘약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병간호를 하면서도 모텔을 드나듭니다. 수진과 경호에 대한 그 아픔은 고스란히 새로운 사랑의 크기로 변합니다. 아픔만큼 성숙해지지만 사랑앞에서는 다시 무너집니다.
불륜의 정의에 논란이 많지만 허진호 감독은 그것을 과감히 로맨스로 정의합니다.
이것 또한 새로운 화두에 작품을 살짝 걸쳐 놓고 같이 묻혀가고자 했던 감독의 기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그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을 관객에게 돌려버립니다. 눈내리는 차속에서 "우리 이제 어디로 가죠?"라는 마지막 대사는 또다시 관객들을 고민속을 빠뜨립니다.
저는 또다시 고민속에 빠집니다.
인수와 서영이 나누는 대화처럼 저도 어디로 가게 될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는 결국 자기 자신만이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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