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시나리오, 감독, 배우등등... 그러나 많은 분들이 그렇듯 좋은 소재가 있으면 그 영화가 어떻게 그 소재를 만들어 냈는지 궁금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소재가 있으면 그 영화는 주목을 받는 것이다. 난 이 영화를 비록 DVD로 빌려봤지만(평이 그리 좋지 않아서) 극장에서 봤다면 단지 '조디 포스터'만이 아닌 이 영화의 소재인 '세계 최고의 비행기에서의 딸의 행방불명'때문에 영화를 선택했을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딸의 행방불명. 이 얼마나 좋은 소재인가! 이 소재로 액션영화를 만들수도 있고, 스릴러영화를 만들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 이 좋은 소재를 이용해서 이 소재로 만들수 있는 두가지 장르인 액션과 스릴러를 모두 섞어 놓는 바람에 결말부로 갈수록 아쉬움을 자아내는 것이다.(그렇기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우먼판 다이하드라 하는것이다...)
히치콕. 이 감독이 후대에 영화감독들에게 정말 몹쓸짓을 한것이 틀림없다. 조금만 잘 만든 스릴러면 무조건 '히치콕영화를 연상시킨다'라고 한다. 박찬욱감독의 올드보이가 칸 영화제 초청되어 상영된후 한 언론에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히치콕영화가 선보인 이후 가장 히치콕에 가까운 영화다'라고 평가했으며, 아이덴티티가 나왔을땐 '히치콕풍의 스릴러와 식스센스의 반전이 섞인 영화'라는 평가도 나왔다. 물론 서스펜스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향을 안받은 스릴러 감독이 어디있겠냐만은 의도적으로 히치콕이 되길 원하는 영화는 너무 힘들기 않겠는가?
주인공의 불안을 자극하는 하얀색의 조명과 벽. 그리고 화려하면서 빠르고 숨가픈 카메라워크. 길고 짧음을 아는 편집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음악까지. 정말 히치콕스럽다. 캐릭터들? 지극한 모성애를 보이며 아이를 찾고자 하다 결국 미쳐가는. 자신도 자기를 믿지 못하는 주인공. 왠지 히치콕스럽다. 주변인물? 항상 의심을 받을 만 하고, 수상한 마스크에다가 이상하게 친절한 인물들. 역시 히치콕스럽다. 이 영화는 히치콕영화의 오마쥬가 아니다. 이 영화는 슈벤스키감독의 작품인것이다.
9.11테러이후 비행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아랍인이 얼토당토아닌 의심을 받는다) 독일감독이. 그것도 그 참혹한 테러를 그저 뉴스로 지켜봤을 외국인이. 9.11을 당한 미국인의 아픔과 불안을 잘 표현해냈겠는가? 그것부터가 난 의심스럽다. 마지막에 아랍인이 화해의 표시를 건내지만 마지막까지 결코 주인공은 화해하지 않는다. 독일출신의 감독마저도 부시정권아래 모두 엎드려뻗쳐가 되는 것인가...... 마지막 반전? 큰 기대는 하지마라.
20자평 - 왜 히치콕이 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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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만은 - 기장과 처음 만날때 말을 더듬거리고 손을 떨면서 연기하는 조디포스터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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