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제국을 봤을 때의 충격은, 단지 그 파격적인 소재와 장면 때문만은 아니었다.
좁은 공간을 감각적으로 잡는 감독과 카메라 감독의 의지가 놀라웠다.
그러나 같은 공간을 담아내는 게이샤의 추억은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좁은 방안을 평면적으로....
여주인공들의 얼굴을 가득 담아내는 것으로... 끝을 내다니. 참... 그렇다.
그래도 제일 멋들어진 장면을 뽑으라면.... 장쯔이의 공연. 커다란 신(?)을 신고 등장할 때의 자태는 실로 볼만했다. 하지만 그것을 빼면, 그리 추천할만한 장면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도 이 영화에서 건질만한 인물이 있었는데...
하츠모모의 공리다.
그녀에게 이런 강인한 인상이 남겨졌는지 몰랐다.
정말이지 공리의 재발견이다.
그녀를 다시금 보게 됐다는 것으로 위안삼을 만하다.
단지 후반부에 그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아쉽고 분했다.
차라리 그녀와 장쯔이의 대립만 갖고 극을 전개했으면..
게이샤의 슬픔과 아픔을 그대로 그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무척이나 길고, 무척이나 지루하고, 무척이나 담담한 영화다... 무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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