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를 마치 여왕처럼 묘사한 듯 보이지만 초반의 몇몇 장면들은 그 반대의 뜻을 비친 것 같다..
영화는 하츠모모를 잔혹한 악역으로 그렸지만 보는 내내 느낀 것은 그 반대였다.
하츠모모는 美를 팔아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의 소유가 될 수 없었고, 그저
꼭두각시 노릇을 할 뿐이다. 또한 사랑을 할 수도 없다. 겉모습과는 대비되는(어린 펌킨의 대사에서 특히) 불쌍하고 억울한 인생을 살았다. 그 세계에 익숙해진 하츠모모는 자신의 위치를 빼앗은
사유리를 질투한다.
어린 치요에게 하츠모모가 한 대사 한마디가 선명하다....
"왜 다시 돌아왔어? 도망갈 기회를 줬는데..."
자기 자신의 인생을 빼앗긴 진짜 게이샤 하츠모모의 눈물어린 대사다.
사유리는 사랑 때문에 게이샤가 되었지만,
하츠모모는 게이샤이기 때문에 사랑할 수 없었다.
대비되는 두 사람 중에 나는 오히려 하츠모모에게 더 정이 간다.
마지막 모습에서 복잡한 감정이 셀 수 없이 겹쳐진 양
음울한 눈빛을 한 공리의 모습이 압권이다.
패왕별희에서 장국영의 열연에 별 관심을 못 가졌는데
그때도 연기력이 참 대단했던것 같다..
그때도 문화혁명 당시 "자기반성"인가 뭔가를 잡혀 와서 하고 있는데
남편이 "난 저 여자를 사랑한 적 없다."고 말할 때
공리의 눈빛이............
여하튼 이 영화 공리가 주인공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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