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이었을 것이다.
기대하고 있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소식을 안고 왔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찰리와 초콜릿 공장]등은
너무 기대한 나머지 기대 이하 쪽에 속하였고,
[이터널 선샤인][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는 기대한만큼
충족시켜준 영화였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쪽에 속한 영화들이 후자쪽에 속한 영화보다
못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대'라는게 기준이 없기때문에, 어떤 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폭이 무척 넓다.
그럼 [킹콩]은 어땠는가.
[킹콩]은 전자에 속한다.
무척 기대한 영화지만 기대에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도대체 내가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
일단 영화는 강약조절의 폭이 너무 컸다.
뉴욕에서 벌어지는 앤과 덴헴의 에필로그는 무척
드라마틱하면서도 무난하게 전개된다.
그러다가 섬이 발견되고 난데없이 원주민들이 나타나 반격을
시작한다. 그 후 다시 잠잠해지면서 앤을 찾으러
원정대(?)가 나간다.
아직까지는 약-강-약-강의 조절을 무난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공룡이 나오고 킹콩이 싸우고 거대벌레들이 나타난다.
너무 스펙터클하고 흥미진진했다.
그렇게 스릴있던 장면이 끝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다.
뭔가 무척 허무하다. 다시 킹콩이 반격을 한다.
갑자기 지치기 시작한다.
3시간동안 약-강-약-강이 반복된다.
약할때는 정말 아무런 일없이 차근히 진행되고
강한부분에서는 너무 스릴있고 스펙터클하게 진행된다.
이게 3시간 동안 반복되니까 왠지 내가 영화에 끌려다니는
느낌이 들게된다.
그래서 차라리 킹콩이 빨리 죽기를 바라는 심정을 갖게됬다.
물론 보는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나는 그랬다.
하지만 해골섬에서 공룡들이나 킹콩의 묘사는 무척
사실적이고 세련되졌다.
앤과 킹콩의 사랑(?)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너무 어지럽고 지쳐있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처럼....
즐겁기는 한데 너무 어지럽고 힘들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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