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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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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14 오후 4:2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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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지 모르지만 정글에 왕국이 있다. 그리고 황제가 있다. 이름은 쿠스코. 막무가내의, 변덕장이 황제다. 춤을 추다 방해가 되면 수십미터 높이에서 사람을 던져버린다. 이게 만약 실사영화였다면? 아마 압정에 시달리는 어떤 영웅이 등장하여 그 황제의 폭정에서 사람들을 구해내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에니메이션이다. 그렇기에 그런 전후사정 필요도 없이 그런 제멋대로의 황제가 귀여워보인다.
그렇게 막무가내이던 황제는, 자신의 여름 별장을 짓기 위한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마을 대표인 파차를 궁으로 불러들여 그에게 6대째 살아온 그의 집을 무너뜨리고 쿠스코토피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넘보는 이즈마를 고문직에서 잘라버린다. 마법사였던 이즈마는 심복인 크롱크를 시켜 황제를 독살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멍청한 크롱크"는 독약이 아닌 라마로 변하는 약을 황제에게 먹이고. 확인사살을 하려던 크롱크는 차마 죽이지 못하다가 실수로 파차의 수레에 라마를 넣은 자루를 떨어뜨리게 된다.
그렇게 해서 라마가 된 황제 쿠스코가 파차와의 갈등, 협력을 받아 다시 마법사의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을 보여준다. 결말이야 이미 나와있는 다른 디즈니 만화의 결말과 비슷하다.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등에서 보여준 디즈니 만화의 동화적 설정과 에니메이션에서만 가능한 상황 전개들. 그렇게 본다면, 이 에니메이션을 포함한 다른 디즈니의 에니메이션들은 분명히 너무나 뻔한 것들이다.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에니메이션이 재미있고, 한번 봐도 좋을 만한 영화라고 이야기 하는 것일까?
1시간 15분정도의 짧은 상영시간. 이 에니메이션을 보고 나오면, 마치 뮤지컬 한편을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음악이 자연스럽게 대사처럼 이어지는 것은, 디즈니 에니메이션마다 나오는 것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장면이다. 그리고, 실사 영화에서 봤다면 뻔했을 거라고 생각되는 결말과 서로의 신뢰에 대한 교훈은, 극장의 약 절반정도를 채운 아이들과 함께 "음, 이 에니메이션의 교훈은 그것이구만"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온다. 그건 아마도, 지난 거의 100년간 수십만편 정도의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더이상의 새로운 소재가 거의 바닥난 상황에서 뻔한 이야기임에도 거부감없이 볼 수 있는 마지막 장르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장면장면 재미있다. 에니메이션만이 갖는 황당함도 있고,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고 음악도 있고. 추운 날씨에 움추러든 마음이 가볍게 펴지는 그런 영화다. 한번 시간되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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