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무영검' 이다. 뉴라인 시네마가 투자,배급을 한다고 한다. 캐스팅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최근의 한국영화의 수준을 생각해본다. 단언하건대, 이 영화가 어떤 의미에서든 실패라고 부를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한다면 그건 감독의 책임이다. 이 영화가 실패인지 성공인지, 평범한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무어라 단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무영검'이라는 사극스러운 제목에, 포스터에는 과연 사극에 어울릴법한 의상을 걸친 배우들이 등장하고, 그리고 발해 어쩌구 하면서 잔뜩 긴장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놓고서, 그리고 나서 '연속극' 수준의 줄거리와 약간의 과격한 싸움장면을 보여주고서는 '장렬한 대서사시' 어쩌구한다면 그건 좀 아니라고 본다.
극장문을 나서면서 감독의 이름을 다시한 번 확인해 본다. 흥행이 안 되어도 마음에 남는 영화가 있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그랬고, '여자,정혜'가 그랬다. 또 괜시리 폼잡지 않아도 일단 재미있는 영화는 사람을 즐겁게 해 준다. 감독의 이름을 다시한 번 확인한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도 그렇지.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무슨말이 하고 싶은걸까. 의문인지 뭔지 모를 무언가를 가득안고 극장문을 나선다.
'무영검'은 재미있는 영화인가? 아니면 작가주의적 영상의 결정체인가? 이도저도 아니고, '그냥 시대극'을 보여주려 했다면, 10년전 홍콩 무협영화에나 나올법한, 사람이 둥둥 날아다니는 장면으로 화면을 도배하는 것이 그들의 폼나는 사극의 전부라면, 차라리 TV특집물로 만들었어야 했다.
좋은 영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재미없었고.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홍콩무협영화스러운 음악은 필요이상으로 관객을 피곤하게 만드는 듯.
그.리.고. 어느누가 보아도 편집이 심하게 튀는 부분이 있다.
돈이나 시간이 없어서, 혹은 장비가 부족해서 편집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가 호평을 받게된다면 좋겠다.
내 생각이, 내 느낌이 틀렸으면 좋겠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과 스탭들의 노력과 열정을, 언젠가 나도 영화일을 해 보았기에
나 역시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악평을 받는다면, 그건 전적으로 감독의 잘못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래 스포일러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일반관객'이 본 '무영검'의 '이건 이상해':
-이서진이 윤소이에게 던지는 대사중에 "몸이 않좋은 것 같은데" 어쩌구 하는 부분. 흡사 감기약 CF같다.
-초반부에 신현준이 서 있는 숲속씬: 그 우중충한 톤. 그게 의도적인 거라면 앞뒤장면과 톤이 전혀 맞지 않는 것은 어인 일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편집이 이상하다. 갈피를 못잡고 뭔가 보여주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느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빛이 제구실을 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세트에 들인 돈의 10%만이라도 조명 컨셉 개발에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배우들 얼굴은 영화상영 내내 -거의 90% 이상 - 아주 잘 보인다. 가끔은 잘 안보이는 어두움이 오히려 그들의 연기를 빛나게 해 주는 것은 아닐까. 추측컨대, 이런 평면적인 조명과 앵글은 홍콩무협영화들을 통해서 익히 봐왔던 것이 아닌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자들의 열정이 낭비되는 것 같은 느낌.
-마지막 장면. 이서진은 마치 짝퉁 스티븐 시걸같은 느낌.
언제인가 '비천무'라는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여명이 나왔던 '천사몽'이라는 영화도 있었다. (연출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웃음을 주는 영화였다...)
이 두 영화가 함께 생각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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