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광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냄비 근성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나는 대부분의 대부분 스포츠의 큰 경기는 빠뜨리지 않고 찾아보는 편이다.(가령, 월드컵이나 한ㆍ일전, 코리언 시리즈 같은…)
이런 나의 성향을 봤을 때, 우리의 멋진 태극 전사(이 놈의 지독한 내셔널리즘! ㅡ.ㅡ;;) 영표씨와 지성군이 분투하고 있는 EPL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었다.(사실, 크게 잘 알진 못하지만. ㅋㅋ) 이 영화를 볼 때쯤 나는 EPL에서 뛰는 중요한 선수들의 이름과 포지션 정도는 알고 있었고 덕분에 GOAL!은 내게 더욱 흥미로운 영화일 수 밖에 없었다.
영화는 단순하다. 산티아고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가난한 멕시코 청년이 온갖 역경을 딛고 프리미어 리그에서 성공하게 된다는 지극히 심플한 스토리. 그 안에는 헛바람 들지 말고 가족을 챙기라는 아버지와의 갈등, 프리미어 리그의 진흙탕과 강한 태클에 대한 부적응, 꼭 폴 스콜스 같이 자신을 못 미더워하는 팀원과의 갈등, 잘 나가지만 망나니 같은 사생활의 스타 선수와 호형호제하며 나누는 진한 우정 등 있어야 할 것들은 다 들어 있다.(물론 주인공은 바쁜 와중에도 예쁜 팀 전담 간호사와의 로맨스까지 펼친다. *-*)
이름만큼이나 섹시한 산티아고(갑자기, 내가 여주인공 엄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ㅡ.ㅡ;;)와 실전보다 더욱 실감나게 찍어내는 경기 장면은 볼거리 중에 볼거리이다. 게다가 눈길 주는 데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줄줄이 나온다는 점은 영화를 더욱 즐겁게 만든다. 주인공이 입단하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앨런 시어러는 기본이고…지금은 토튼햄(영표씨 소속팀)에 적을 둔 제나스는 옵션, 웃긴 목소리의 베컴은 대사도 꽤 많은(?) 편이다. 게다가 左라울, 右지단의 광경까지 볼 수 있으니 이들의 팬이라면 꺅! 소리 한번 날만 하다.
다소 안타까운 점은 산티아고가 골을 넣은 후 여운을 느낄 틈도 없이 영화가 끝나버리는 것. “끝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그 마지막 장면이다.
스포츠 영화 특유의 인간 승리의 드라마는 자칫 유치해질 수 있지만 노력이, 강한 정신력이 인생의 승리를 만들어낸다는 아주 사랑스러운 결말, 그 낙천성 때문에 언제나 선택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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