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연히 진실이 존재하지만 자신 이외에 믿어주는 사람이 단한명도 없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속이 상할까? 속이는 사람들이야 철저하게 준비된 시나리오 대로 신속하고 철저히 움직이
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그들의 시나리오속 희생양으로 꼼짝없이 농락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그때문에 아무리 진실이라 말하고 설득하려 해도 오히려 정신 병자나 죄인으로 오인 받는
형국으로 몰리니 관객은 은근히 꼬여드는 주인공의 심리를 보면서 재미를 만끽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관객이나 범죄를 꾀하는 범인이나 한통속같은 미묘한 관계를 지닌 공범이란
생각을 해본다.3만 7천 피트 상공을 나르고 있는 최신형 점보 비행기안에서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사랑스런 딸! 보았다는 사람도 탑승자 명단에도 없다면 과연 어디로 간 것일까?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의 무관심과 개인주의는 겉잡을수 없는 범죄를 증가시키는 주된
원인을 제공하고 또 다른 범죄의 동조자 처럼 살며시 우리들 일상에 파고 든다.
한구절의 카피만 듣고도 구미가 당기는 스토리에 긴 공백을 깨고 오랜만에 모습을 보이는
타고난 연기자 조디 포스터까지 가세한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터인데 ~~
눈치 빠르고 고전을 즐겨보던 관객이라면 이미 감을 잡았다고 하겠지만 알프레드 히치콕의
숙녀 사라지다를 리메이크한 냄새가 물씬 풍기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거의 흡사하다.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고 스토리도 구미에 당기고 기대하는건 당연지사이며 실망하고 땅을
치고 싶은 후회스런 마음은 혼자만의 몫으로 남겨지니 서글프기 그지 없다.
어지간히 실망을 시켰더라면 조디 포스터를 보고 참으려 했지만 위태 위태하게 절벽에
서있는 나를 결말에 가서는 급기야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버리는 잔인함까지 보여준
작품이다. 초반의 긴장감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중반이 넘어 가면서 조금씩 지루함을 유도
하고 막판은 어이없이 각자의 갈길을 가버리는 허무함이 무한대로 엄습한다.
아무리 그녀가 연기를 잘하면 무엇하나? 뒤에서 받쳐주는 이가 하나도 없는 것을 ~~
고공에서 그려지는 수많은 영화들을 보았지만 가히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악평이 끊이지
않을 영화임에 불보듯 뻔하고 그녀 또한 당분간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재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까?
최근 나이트 플라이트를 재미있게 보신 관객이라면 절대 추천하고 싶지않은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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