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감독의 전작을 생각해보면 분명 박흥식 감독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우리가 잊고 있던 부분들 그리고 알아야 하는 부분들에 관해 친절한 영화를 만들어왔다.
사랑해 말순씨는 12살 광호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의 이야기이다.
내가 12살이던 시절에도 난 엄마와 함께 다니는게 부끄러웠고 이웃집 아름다운 누나를 보면서 행복함을 느꼈고 학교에서 싸움을 잘하는 녀석을 보면 괜히 부러웠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항상 돌아오는 길에 비디오를 빌려 집에서 보곤 했다.
그때 어른들은 나중에 크면 후회한다. 지금 공부 열심히 해야 후회 안한다. 하고 말씀하셨고
엄마는 항상 나의 잘못도 용서해주셨으면 지금도 그렇지만 나를 너무 사랑하셨다.
광호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분명 광호 중심적인 세상이지만 그 안에는 세월의 아픔과 기쁨 잊고 있던 행복이 있다.
감독은 사랑해 말순씨를 통해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있으며 그 과거속에 살아가고 있는 광호의 시선을 통해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구조를 택하기에 감독의 내공은 아직 부족한듯 보이며 중간 중간의 에피소드들은 연결의 흐름을 잘 타기보다는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강하여 매끄럽지 못한 인상을 준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말순씨의 비중은 생각보다 너무 작았으며 광호의 중심으로 영화를 끌고 나가기에 광오의 스크린장악력은 많이 부족하다.
3번째 작품으로 만들기보다는 6,7번째작품이었다면 좀더 깊이 있는 영화가 될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쯤에 나오는 햇살장면과 풍경 부감샷은 단연 올해 최고의 장면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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