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수진과 경호가 탑승한 이 교통사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불륜...
의식불명의 두 환자의 보호자인 수진의 남편 인수와 경호의 부인 서영은 이렇게 번화가인 시골 동네의 병원에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의 불륜 사실을 서로 알려주면서 두 사람은 분노와 슬픔이 교차한다.
잠은 오지 않고 그들은 수면제만 찾는다.
인수는 직업인 조명기사 일을 틈틈히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그 사이 서영과 관계는 점점 가까워진다.
식사도 자주하고 데이트도 하면서 결국은 넘어가서는 안 될 선까지 넘어가게 된다.
그 사이 수진은 점차 회복단계에 들어나고 반대로 경호는 숨을 거둔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멀어지지도 가까워지기도 힘든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그 다음해 4월에는 흰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마 허진호 감독은 자신의 첫번째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눈을 만들고 싶었나보다.
여름에는 힘들었겠지만 봄이 시작되는 길목에 허진호 감독은 눈을 만들었다.
그것도 4월에 폭설을...
욘사마 배용준의 두번째 작품이라는 것 때문인지 이 작품 역시 화제작이었다.
일본에서는 '4월의 눈'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고 한국은 이들의 어긋난 사랑의 외출의 이야기하였다.
불륜이야기는 결코 유쾌하지도 않으며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전작 '봄날은 간다'에서도 쉽게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을 이야기하였고 그 주인공에 이영애와 유지태가 열연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였으며 그 마지막은 기억 속의 사진으로 마무리된다.
허진호 감독은 운이 좋은지는 몰라도 하나같이 명배우, 몸값이 높은 배우들과 상대하고 있다.
허진호와 배용준은 스타일이 각자 다른 이로도 유명하다.
허진호 감독은 즉흥적인 스타일을 많이 요구하는 편이며 반대로 배우 배용준은 치밀한 연기 계산을 생각하고 있다.
타협하다보니 영화가 잘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이 작품을 본 사람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인 것 같다.
역시 불륜은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소재임은 분명한 것 같다.
아름다운 불륜으로 만들려던 계획은 일단 접어두어야 할 것 같은데 그들은 그렇다면 제대로 된 타협을 한 것일까?
오히려 이 작품은 둘 중 하나가 아예 양보를 하고 배용준 스타일로 가던지 허진호 스타일로 가던지 했어야 옮다.
영상은 허진호 식인데 연기라던가 그외의 모습은 배용준 식이라서 이상하게 언발란스 한 느낌이 들었다.
배용준이라는 한류 스타를 허진호 감독이 요리하는데 실패했다는 결론이 어찌보면 더 맞는 말인 것 같다.
또한 앞에서 이야기했듯 억지로 4월에 눈을 내리게 하려고 했던 감독의 생각은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다.
(3월에 폭설내리는 것도 힘든일이다.)
그냥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만 만족했다면 좋았을 것을...
조명감독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에서는 많은 뮤지션의 공연모습이 영화속에 배치되어 있다.
리쌍의 '인생은 아름다워'를 거의 괴성에 가깝도록 부르는 배용준의 모습과 클레이지콰이와 같은 뮤지션들을 콘서트장이 아닌 영화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은 참 반가운 일이다.
실제 이 장면은 콘서트로 진행되어 많은 이들이 영화촬영도 보고 콘서트도 느끼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배용준의 이 작품은 '겨울 연가'와도 닮아있다.
사랑에 고뇌하는 모습도 공통점이지만 그의 작품속에는 항상 이벤트가 있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
'겨울 연가'를 보면 배용준이 등장하는데 실제 이 드라마속에서 라디오 공개방송 콘서트 장면이 삽입되었고 실제 이벤트화 된것을 생각하면 배용준은 어찌보면 이벤트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손예진은 점차 연기 실력이 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그녀는 아줌마 연기를 하기엔 어색해 보인다.
유부녀로써의 손예진 연기보다는 앳된 노처녀 손예진의 연기가 더 정감있게 보이는 이유가 뭘까?
세상에 아름다운 불륜은 없다.
불륜을 미화시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허진호 감독의 선택이 잘 되었느냐 잘못 되었느냐를 떠나서 사랑을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기에 허진호 감독이 과연 다음에는 무슨 사랑이야기를 만들려고 하는지 더욱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