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디즈니 에니메이션인 [쿠스코?쿠스코!]는 중남미를 주름잡던 쿠스코 황제가 라마로 변했다가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에니메이션이다.
중남미가 부흥했을 무렵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쿠스코 황제는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것도 그럴것이 그는 어릴적부터 부모나 형제가 없이 황제가 되어 권력을 자랑하며 자랐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하고 쿠스코 본인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에니는 쿠스코가 그렇게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인물이 되었는가 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릴적부터 황제라는 권력에 사람들은 어린 쿠스코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고, 쿠스코는 나라의 일은 섭정인 이즈마에게 맡겨 성장할 때까지 이즈마가 대신 나라를 돌보고 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쿠스코에게 자기 대신 권력을 휘두르는 이즈마가 좋게 보이지 않았고, 자기밖에 모르는 쿠스코는 그런 이즈마를 해고하게 된다. 그에 앙심을 품은 이즈마는 쿠스코를 해치려하나 크롱크의 실수로 쿠스코는 라마로 변하고 만다.
라마로 변한 쿠스코가 사회자가 되어 자기가 라마로 변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하며 보여주는 내용 중간중간에 끼여들어 다시 부연 설명을 하는 형식은 매우 독특한 형식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지만 에니메이션의 감동을 느끼려 하는 순간순간 관객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차단제 역할 같은 것도 하고 있어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라마로 변한 쿠스코가 인간이 되는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은 마치 깨달음을 얻기위한 고행승과도 같았다. 그러나 그와 다른 한가지가 있다면 쿠스코 곁에는 파차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쿠스코를 믿어주고 도와준 그는 쿠스코가 자기의 신의를 져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쿠스코는 멋지게 그의 기대에 부응했다. 파차와 함께 하면서 쿠스코 또한 혼자만의 즐거움보다는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이다.
요즘엔 쿠스코 같은 아이들이 참 많다. 형제없이 독자로 태어나 자기들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맘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친구들이다. 외로움과 독선보다는 조금의 양보와 따뜻함이 훨씬 좋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곁에는 신의를 져버리지 않는 평생을 함께 해줄 친구가 있기때문이다. 쿠스코 또한 파차의 가족을 접하면서 처음으로 따뜻한 가족이란 걸 느낀다. 그리고 그 또한 그 속의 일원이 되어간다.
디즈니의 보수성이라 일컬어지는 가족이라는 이 울타리는 요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 부분이어야 하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에니메이션에도 나타나는 대조적인 색채로 파차의 가족은 조화로운 색채속에서 웃고 떠들며 즐기는 모습인데 반해 왕궁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쿠스코는 어둡고 늘 높은 곳에 혼자만 서있다. 그러나 가족의 화목함과 신의를 지키는 친구를 가지게 된 쿠스코는 혼자 즐기는 것보다 그들과 함께 즐기는 행복을 알게 된 것이다.
이상은 여러 교훈적 요소와 함께 크롱크의 익살이 더욱 보는 재미를 더해줬던 에니메이션 [쿠스코?쿠스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