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어떤 영화라도 우리들에게 진부한 사실보다는 판타지적인, 다시말해 환상적인 면을 부각시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장르에 따라 예를 들어 멜로라면 어떻게하면 이 장면을 더 로맨틱하고 극적인 사랑장면으로 연출할수있을까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느껴지는 장면을 얼마든지 찾아볼수있고, SF 라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얼마나 판타지적인요소와과학적요소가 결합된 영상을 통해 스펙타클한 영상을 보여줄수 있을까 감독들은 고민할 것이다. 본인은 수없는 영화를 보아왔지만이처럼 진솔하고, 일반적인 우리들의 생활과 그리고 공감을 형성해주는 영화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오늘의 사건' 외에 처음이라는것을 느끼게 된다. 조제 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제목은 독특하지만 내용은 너무나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다. 현실적인 공감이앞서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나 할까?할머니와 함께 사는 소아마비 장애인 여자와 야간에 도박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대학생인 남자...두 남녀의 첫 만남부터 시작해서사랑, 그리고 이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낸 사실적인 영상!만일 로맨틱이라는 꿈에 취해 이 영화를 접근하고자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의 입에 "진입금지" 라는 테이프를 둘둘 말아주고 싶다.프랑소아즈 사강의 소설 '1년 후에' 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조제(이케와키 치즈루)의 이름을 딴 소아마비 장애인...조제! 그녀는걷지 못하는 통에 어둠속에서 생활하며 빛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그런 그녀와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되는 사생활이 깨끗하지 못한야간 도박장 알바 대학생 츠네오(츠마부키 사토시)는 그녀에게칼(?)로 난자당할뻔한 해프닝을 보여준다. 조제의 세상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과 공포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할머니가 주워다주는 책을 읽으며 세상과는 격리된채 장애인이라는 신체의 틀에갇혀 지내는 조제에게 점점 끌리는 츠네오, 진실한 사랑을 하지 못하던 그에게 어느새 조제라는 여인이 마음 속에 자리잡아 가기시작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외토리가 된 조제의 소식을 듣고그녀를 찾아간 츠네오는 그녀와의 본격적인 러브스토리를 써나간다.여기서 등장하는 조제에 이은 두번째 키워드 호랑이! 호라이는 조제가 남자친구를 만들지 못하면 영원히 보지 않으려 했던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이다. 동시에 세상에 대한 경계심과 거부감을 나타내는 그녀의 마음 한구석을 내비치기도 한다. 오히려 츠네오에게 감사하라며되려 말하는 그녀의 마음속에 점점 세상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그녀의 눈이 떠가게 됨을 의미해 준다. 세상에나와 이것저것 마냥 칭얼대며 신기해하면서도 어린애같은 조제의 행동그리고 그녀를 업고 다니는 츠네오는 점점 자신이 지쳐감을 느낀다.그리고 츠네오와 조제가 찾은 바다...그리고 물고기의 모형들이 보이는여관...물고기는 조제 자신을 의미한다. 해저속에 웅크리고 있는 자기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이 물고기라는 소재로 바꿔 표현된 것...그것은 그녀의 대사를 통해서 알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는 그녀는 이미츠네오와의 이별을 예감하고,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수있다. 한 청춘남녀의 사랑의 끝자락에 선 이별...극적인 것도 로맨틱한 것도 과장되게 포장된 것이 없는 담백한 느낌의 영화였다. 결국 조제를 떠나게 되는 츠네오...이미 영화의 결말은 프랑소와즈 사강의 소설 '1년후에' 에서 복선을 깔아주고 있다. 그녀가 영화 초반에 읆조리는 결말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헤어진다. 츠네오는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해 그녀를 떠나는 결말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보이는 츠네오의 눈물은 무엇을 의미했을까? 자기 자신의 이기심에 대한 울분이었을까? 아니면 다시는 조제를 볼수 없다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서 였을까? 조제가 마지막에 생선 한 조각을 구우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그녀가 현실적인 사고로 앞으로 꿋꿋하게 살아나갈 것임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두 청춘남녀는 솔직하게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져 들게 되고 그리고 이별을 한다.그 과정은 결코 포장되어 있지 않으며 감정이입이 너무나도 쉽게 된다.너무나 현실적인 영상미에 우리들은 품고 있는 사랑에 대한 환상이10톤짜리 망치로 튀통수를 후려맞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공감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영상을 연출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과장이 없고 치우침도 없으며 극히 사실적인 영상에 우리들은 비현실적인면을 기대고 싶은 마음까지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현실적인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의 마음까지도 꿰뚫어 볼수 있는 현실적인 러브스토리와 이별스토리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의 추천도는 누가 뭐래도 별 5개를 찍어 주고 싶다. 분명 영화에 대한 색다른 장르를 보는 기분이 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조제역을 연기한 이케와키 치즈루의 캐릭터의 매력은 보지 않는한 상상을 금하게 된다. 새로운 영상에 몰입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