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 홈피에서 복사해 온 글인데, 보신분들이나 보시려고 하는 분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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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이나 각종 광고물을 보고 '천군'은 '민족의 거룩한 영웅 이순신 장군님을 희화화한 영화'라고 얘기한다면잘못된 생각이 아닐 것이다. '백수', '재수생', '밀매', '낙방 후 무과시험 포기' 등 아무리 고증된 자료가 미흡한 청년 이순신에 관한 이야기라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선, 이순신을 낙방 후 생각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백수건달로 묘사하진 않는다.
[ '난 왜 맨날 이러냐?', '다시 무과 시험 안본다', '장인어른께서 보낸 놈들이냐?' '아무것도 모르면서 헛소리마라' ]
'낙방 후 이순신의 심리상태와 무과 시험을 준비하게 된 연유에 대한 감독의 상상을 추측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대사이다.
1. 문과공부에 매진하던 이순신은, 결혼 후(20대 초반) 장인의 권유로(역적의 자손이란 낙인이 찍혀 문과급제 하여도 순탄치않은 관직생활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차별이 좀 덜한 무관이 되기를 바람) 무과시험을 준비하게 되지만, 28세에 응시한 무과시험에서 낙마사고로 낙방하게 된다.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하루 끼니를 근근이 이어가던 유년시절과 신분상의 불이익을 피해 원하던 길을 포기하고 준비한 무과 시험에서마저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낙방한 이순신은 '아~! 말이 말을 듣지 않아 떨어졌네 다음시험까지 또 열심히 준비하자.' 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 않게 다음 시험을 준비할 수 있었을까 ? ? ?
2. 기울은 가세를 바로 세우기 위해 마지막 수단은 돈을 버는 일이라 생각하였는지 인삼밀매를 할 계획을 세운다. (개봉 전, 가장 말이 많았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성웅 이순신 장군님이 어찌 인삼밀매를... ^^;;) 하지만, 이 '인삼밀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이순신도 방황하던 청년기때는 나라법을 어긴 범죄자였다' 가 아니다.
'역적의 자손이란 한평생의 멍에를 씌운 나라에 대한 원망'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자신의 비운을 한탄' '기울은 가세를 바로 세울 방법은 재물을 모으는 방법 뿐' 이라고 생각하며 한 순간의 짧은 방황기를 겪었을 지 모를 이순신의 심리를 짧은 단 한씬 만으로 묘사한 것이라 생각된다. ( 관람 후에 이 글을 보시면서, 지나친 확대해석 이라고 반박하실 분들은 리플 부탁 드립니다. 장면상황과 인물들의 대사를 바탕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것이니...) 자! 이제 다시 한 번 저 대사들을 살펴보면, 자의반 타의반 준비했던(약 7~8년) 무과 시험 낙방 후, 이순신은 어떤 심리상태였는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 '난 왜 맨날 이러냐?', '다신 무과 시험 안본다', '장인어른께서 보낸 놈들이냐?', '아무것도 모르면서 헛소리마라' ] ******************************************************************************************** 그럼 조선시대로 시간이동을 한 남북한 병사들이, 어긋나가는 역사와 한 인물의 미래를 바꿔 놓는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역사의 흐름에 크게 개입하진 못한다.
감독이 이들에게 부여한 역할은 이게 아니라, 분단되어 총질할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나 '우리는 역시 하나다'를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우리 땅 넘어오지 않기' 같은 유치한 행동으로 티격태격하던 양측 군인들은 한 사건을 기점으로 남과 북, 현재와 과거 혹은 현재와 미래가 '한민족'이란 미명아래 하나가 된다.) 다시 말해, 사건에 개입하는 인물들이 아니라, 또 하나의 독립된 사건을 풀어가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 무거운 소재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쉽게 풀어 가리라 생각했던, 이 영화에서 감독은 예상외로 많은 것들에 의미부여를 하여 숨겨 놓았다.
'아! 그래서, 한마디로 영화가 어때?' 라고 묻는다면 이 영화는 유독 낯가림이 심한 영화라 '한 번 볼만하다' 라는 답 이상은 해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나은 감상을 원한다고 물어온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이순신 장군과 조금 더 친해져서 가라'
이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에 관한 유명한 격언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영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누군가가 아닌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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