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호준 주연:박민지, 김혜성
<호>[제니,주노] 벌집을 건드렸군..
화장실에서 한 어린 여학생이 무언가를 행하고 있다. 잠시 뒤 학생이 행한 행동은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이내 경쾌한 음악과 함께 중학교 교정이 보인다. 이건 영화 “제니, 주노”의 오프닝 씬이다. 영화의 제작 단계부터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영화의 소재는 15세 중학생이 임신을 한다는 것이다. 영화의 소재로 선택된 중학생 임신은 인터넷 소설로 이미 오래 전 실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창 인터넷 소설이 영화화 할 때쯤에 이미 영화화하기로 했었지만 결국 2004년 5월경에 개봉했던 영화 “어린신부”의 제작자 대표와 연출을 맡았던 “김호준” 감독과의 의기투합으로 영화가 가시화 되어 제작을 마치고 관객 앞에 모습을 보이기 직전에 와 있다. 영화의 핵심을 정리하자면 열다섯 살의 어린 학생이 임신을 했다는 것 보다는 “사랑을 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러한(임신)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나 감독이 관객들에게 주입식으로 인지시키려 하는 것과 같다.
필자는 “제니,주노”가 영화화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영화를 바라 볼 어른들의 시선을 어떻게 이해시킬 수 있을지.. 어른들을 이해시켰을 시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이 과연 어린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 될 수 있을지.. 또한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에게 자신들의 영역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하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결국 영화가 완성되고 시사를 통해 본 “제니, 주노”는 우려했던 데로 그 무엇 하나 건드려주질 못했다. 오히려 어린 학생들에게 환상만 심어 주게 되었고, 어른들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흐름을 살펴보면 [제니:박민지]가 임신한 사실을 [주노:김혜성]에게 알렸을 때, 멍한 표정을 지으자 [제니]는 “했잖아~”하고 말을 건넨다. [주노]는 그제야 실제 상황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임신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모든 것을 학교에서 가르친다 하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다. 이것이 현 교육 정책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오랜 전부터 지적되어 왔었다. 인터넷이 발달되기 전 과거에는 성에 대한 정보는 “썬데이 서울” 같은 성인 잡지에서 습득 했었다. 영화 속 공간이 과거인 영화에 대부분 학생들이 돌려보던 잡지들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때론 함께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 남녀가 잠자리를 함께 할 때 임신에 대한 생각 때문에 피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을 막기 위한 최대한의 방어 수단이 피임이란 사실은 어른이던 청소년들이던 간에 다 아는 사실이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피임은 임신을 막을 수 있다”란 사실의 정의는 성 교육에 하나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제니]의 대사 “했잖아~”는 “SEX" 와 직결된다.
즉 어린 학생들의 궁금증은 “SEX" 결과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SEX"를 행할 시 느껴지는 성적인 흥분에 커다란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성인이 된 어른들은 이성에 의해 감성을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자아 형성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겐 이성보다는 분위기에 휩쓸려 감성이 풍만해지면서 가장 궁금했던 성 관계의 진행형을 몸소 체험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것은 중학생이던, 고교생이던 간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엔 초등학생 5,6학년 임에도 불구하고 성 관계를 가져 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어른들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성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학교처럼 분명 한계가 있다. 오히려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남녀가 함께 잠자리를 가지는 것은 어른이 되면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쇠뇌 아닌 쇠뇌를 해봐야 아이들은 건성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하루 24시간 중에 친구나 선배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성 관계시의 진행형을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기에 ”제니, 주노“는 분위기 휩쓸려 잠자리 함께 한 것이고 그 결과 임신이 된 것이다. 이 부분이 도입부에서 보여주면서 영화를 진행시키지만, 실질적인 원인 보다는 결과(임신 후)에 대한 흐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임신을 한 상태를 알고 [주노]가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잉태한 생명을 지키는 쪽으로 결정하면서 아기 지키기 작전이 시작된다. 아기 지키기 작전은 결국 발각되면서 부모들에게 질탄을 받는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참으로 현실성을 무시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사로잡히게 되었다. 임신한 사실을 알고 생명을 지키겠다고 제니와 주노의 행동에 미소를 띄워줄 수 있지만, 부모에게 발각되고 나서의 행동과 부모들의 미온적인 태도에 도덕적 해이함이 느껴져 참으로 안일한 연출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우리 아기“란 표현과 ”책임지면 되잖아요..“하고 부모님들에게 외치는 ”제니, 주노“의 행동은 중학생들의 사고라기보다는 그저 어른들의 흉내를 내고 있는 철부지 아이들의 외침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부모들의 반응은 과연 대한민국 부모들 중에 얼마나 될까 하는 궁금증에 봉착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허나 감독은 아이들의 잘못된 모든 것들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고 못 박고 있다는데 문제가 발생된다. 성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어른들의 책임이라 함은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 했듯이 아이들만의 영역이 있고, 어른만의 영역이 있다. 어른들이 아무리 너희들 마음 다 안다고 이야기하면서 접근해봐야 아이들에겐 10분의 1도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른 것들을 제외하더라도 성에 관한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습득하는 성에 대한 것을 부모가 함께 접속하여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떻고 하면서 일일이 설명할 자신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결코 함께 공유할 수 없는 일이란 사실이다. 필자가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결국 건드리지 말아야 할 벌집을 건드리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김호준“ 감독의 데뷔작 ”어린 신부“가 왜 흥행에 성공한 이유를 안다면 ”제니, 주노“는 건드리지 말았어야 한다. ”어린 신부“ 역시 ”고교생“이 결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부모님들의 허락 하에 대학생인 성인이 남편이 되고, 그 안에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고, 따뜻한 가족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기에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문근영“의 명랑한 연기가 크나큰 작용을 했지만 말이다.
과거 고교생들이 연애를 하거나 임신하여 낙태 또는 출산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허나 현재는 조금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감독은 임신한 연령이 15세로 해야 이슈가 되고, 관심도 끌고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또 다시 세월이 흘러 흐른 후에 중학생들이 임신, 낙태, 출산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 질 때 즘엔 초등학생이 임신하여 아기 지키기 프로젝트가 영화화 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15세 임신이란 것이 불편함 없이 느껴질 때 즘이면 아마 법적 성인이 만 18세가 만 15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법적 성인 만 15세가 된다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중학생이 임신을 했고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밝게 그리려고 했던 영화의 기본적인 제작, 연출 의도는 결국 어떠한 결론도 내놓을 수 없는 그저 논란뿐인 논란의 영화로 전락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미묘하고 위험 수위가 높은 시퀀스들은 교묘히 경쾌한 음악을 접목시켜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잦은 음악 삽입으로 잘 짜여진 중학생 러브스토리 뮤직 비디오를 연상케 하니 말이다. 기획 영화로서의 장점을 살리려고 했지만 도덕적 해이함이 느껴지면서 당돌하면서도 책임을 어른들에게 전가시키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영화이면서, 결국 판단은 관객에게 돌린다는 것 자체가 판을 벌려 놓았으니 관객 분들이 영화에 대해 지지고 볶던지 맘대로 하시오 하는 꼴과 같다.
인천에서 “호”...[www.onreview.co.kr-온리뷰]
50자평:기획 영화로서의 장점을 살리려고 했지만 도덕적 해이함이 느껴지면서 당돌하면서도 책임을 어른들에게 전가시키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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