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까워, 피눈물 나게 한 영화. 오페라의 유령.
왠지 이 영화에 대해서 얘기 하려 든다면, 조금은 필자의 영화와 살며시 데이트 했던 시절들을 하나 하나 올라가야 할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 약 6번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안 맞아서 보고 너무 러닝 타임이 길어서 못 보고, 취향이 안 맞는 사람들끼리 영화 보자고 약속해서 못보고, 등등 이 영화를 보기에는 여러가지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러다, 오늘 왠지 모르게 수업 들을 맛이 안나,(열심히 공부 하시는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지만) 땡땡이를 치고 영화나 보러 갔다. 그러자 필자를 기다리는 것은, 제법 시간이 딱 맞는 오페라의 유령. 점심 사먹고 표 사면 딱 맞을 만한 시간에 위치해 있기에, "아싸구나 좋다!" 를 외치며 햄버거로 가볍게 점심을 때우고 표를 샀다.
꽤나 괜찮은 평을 받았기에, 기대를 하면서도 혹평들을 떠올리며 머리속을 비웠다. 그리고 영화는 시작한다.
그런데 이게 왠일?!
제작진들, 너무 음악에 신경 쓴것이 아닌가? 영화를 보면서 음악이 한군데도 끊기지 않는 곳이 없다. 그냥 평범한 대화가 나와야 할 부분도 노래. 노래나, 아무런 배경 소리도 나오지 말아야 할 부분에도 노래. "The phantom of The opera" 이 노래는 누구나 아시다 싶이, 오페라의 유령의 뮤지컬이나 영화의 주제곡이다.
이 노래는 음침한 분위기와 더불어 화려한 멋도 있었기에, 필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하지만 계속 계속 영화를 보면서 흘러나오는 이 노래를 듣자니, " 제발 때려쳐!" 라는 소리를 중간에 외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여러가지로 노래들을 가사도 변경하고 하면서, 해주는건 좋다. 문제는 노래 부르는 사람들도 가창력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필자는 노래 못 부른다. 그런 주제에 왜 가창력에 대해서 지껄이냐, 라고 하며는 영화를 보는데 들려오는 노래가 화려하고 멋지다면 뭐라고 말도 안 한다. 곡에 비해서 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딸린다. 특히 여 주인공, 얼굴로만 뽑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있게 불러야 할 부분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해, 오히려 망쳐버린다. 그냥 비명만 지르는 정도로 밖에 안 들린다. 그리고 또한, 라울을 맡은 역의 사람도 영 필자의 눈높이에는 차지 못했다. 마음에 들었다면, 그 밖에 없다. 팬텀 역을 맡은 그 밖에.
도중에 나가고 싶었다, 걸핏하면 노래만 하고, 영상미는 무슨. 재미는 무슨. 원작을 돌려달라. 원작을 망치지 말고. 만약에 필자가 본게 영화가 아니고 뮤지컬이였다면 필자는 찬사를 보냈을지도 모른다. 왜냐, 뮤지컬은 말 그대로 뮤지컬이니까.
영화는 영화고 뮤지컬은 뮤지컬이다. 물론 뮤지컬 영화라 해서, 뮤지컬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영화들도 다 기초는 영화이다. 다만 거기에 양념으로 뮤지컬 이라는 것을 더했을 뿐이지.
기대를 잔뜩 하고 봤다. 하지만 뼛속 깊이 후회한다. 돈텔파파 이후 최고로 잘못 선택한 영화를 뽑으라 하면 이 영화를 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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