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성장기 소녀들의 발칙한 아.우.성 - 정초신 감독의 <몽정기2> 블로그 이웃시사회 현장
웃음이면 웃음, 끼면 끼..둘째 가라면 서러워 않는 유머 스타일리스트 정초신 감독이 2005년 새해를 맞아 선보이는 영화 '몽정기2'(제작 MKB, 감독 정초신)가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1관에서 기자 및 배급시사회에 앞서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이웃 네티즌들을 초대한 특별한 시사회를 가졌다.
감독의 전편 '몽정기'에 이은 2탄으로 17세 소녀들의 발칙한 성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몽정기2'는 전편에서 김범수, 김선아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한 것과 달리, 출연진 대부분이 신인급이다. '자카르타', '남남북녀' 이후 '몽정기'를 통해 청춘 섹시 코미디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정 감독에게 이번 '몽정기2'는 유머와 역설 등 감독 특유의 연출에 무게가 실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개봉 전, 언론 등에서 밝혀진 선정적 포스터 문구 등 심의 문제로 떠들썩하고 연말 송년회 등으로 바쁠텐데도 네티즌들은 몇몇 자리를 제외하곤 600여 좌석을 메웠다. 영화 스토리 상에서 지나치게 선정적인 부분은 많지 않았다. 초대 받은 네티즌들도 '지중해'라는 별명으로 블로그 폐인을 자처하는 정 감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은 행사때문인지 시사회 후 정 감독에게 아낌없는 박수 세례를 보냈다.
주인공 성은(강은비 분)을 비롯 수연(전혜빈 분), 미숙(박슬기 분) 여고생 3인방은 사춘기시절 성적 호기심으로 성은 언니의 결혼식 후 첫발 밤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편다. 그녀들의 첫날 밤 상상에 이어 대학생 작업남 봉구(이지훈 분) 역시 여자와 거사를 치르기 위한 온갖 상상 속에 본 게임에 들어가려는 순간, 그의 방정맞은 방귀로 인해 퇴짜를 맞는다.
개봉 전부터 영화 속 장면의 노골화 된 성희롱, 전편에 이은 속편이라는 우려를 씻기라도 하듯 정 감독은 아마도 청소년 등 대상층에 맞는 내러티브를 찾다가 주인공 봉구의 캐릭터를 여자 앞에서 성적인 상상만 하면 방귀를 뀌는 환자(?)로 정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영화 보기 전의 관객들이 가졌던 우려를 씻어내며 사건의 새로운 전개가 가능해지는 매개체이다. 과연 17세 여고생들이 상상하는 성이란 어떤 것이며 초경을 통해 성에 눈뜬 여고생 성은이 어떻게 아름다운 성을 키워나갈 수 있을지 또한, 교생으로 부임해 온 봉구에 대한 짝사랑이 어떻게 될 지 지켜볼 만한 요소들이다.
이미, '어린 신부', '사마리아' 등 10대 청소년의 성담론이 영화를 통해 관객을 만났고 구성애 아줌마가 외치듯 성은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성은의 가족에서 보여지는 일상처럼 성은은 침대 시트가 붉게 된 사실이 교생 봉구와 잤기 때문이 아니라 초경으로 인한 것임을 성숙한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된다. 청소년 대부분의 성 지식을 친구들로부터 얻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영화 속 탤런트 출신 여고생 세미(신주아 분)는 또래에 비해 지나치게 성숙하고 오버스러운 설정이지만, 정 감독은 그런 설정을 성은의 상상에만 그칠 뿐이지 실제 영화의 내러티브와 연결시키지는 않는다. 17세 여고생 성은 일당이 뽕브라를 착용하거나 교복 스커트를 올리는 등의 행동으로 봉구를 유혹하려 하지만 세미의 섹시한 노출로 확인되는 봉구의 방귀로 역시 17세의 여고생이 상상하는 성과 실제가 다름을 나타낸다. 즉, 정 감독은 17세의 성은 직접 부딪히기 전엔 모른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중반부 이후에 축소된 이지훈의 역할 축소는 연기탓일까 아니면 의도적인 감독의 연출 시나리오에 의한 것인지. 가수 장나라의 외모를 닮은 강은비는 순수함부터 성숙한 이미지 연출에 성공한 듯 보이며, 가수출신 전혜빈은 뚜럿한 이목구비와 함께 전작 영화 <령>에서 보인 섬뜩한 연기에서 변신, 이번 '몽정기2'에서 깜찍하고 털털한 수연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성은을 제치고 수연이 부각된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이 영화엔 유난히 춤추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오랫동안 영화 속 단골메뉴로 등장한 탱고를 아버지와 추는 성은은 세미와 신체적으로 대조되기에 성은이 성에 눈을 뜨며 성숙해가는 모습을 감독이 춤을 통해 은유적으로 나타낸 것인지 아니면 시각적인 효과를 위한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과연, 성은의 파트너는 누가 될지 이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영화 초반부 오버스러운 연기로 등장한 생물 선생님 김지영은 특유의 비음섞인 목소리로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을 더했고 여고 교문 앞에 매주 시간되면 나타나는 바바리맨으로 자웅을 겨루는 박준규와 개그맨 윤성호 등 카메오도 이지훈이 사라진 자리를 고스란히 메꾸고 있다.
'몽정기2'는 아직 사춘기를 겪어보지 못한 청소년, 그리고 제대로 된 성교육 없이 사춘기를 지나온 성인들을 위한 영화이기도 하다. 학교 '생물' 시간에 신체구조를 공부하던 중 슬기가 묻는 질문에 영화 속 오버스럽게 출연하는 생물 선생님(김지영 분)이 칠판지우개로 윽박지르는 모습이 오늘날 청소년기 성교육의 실체가 아닐지.. 청소년기의 여고생을 위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텐데도 말이다.
<몽정기 2> 개봉일은 1월14일.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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