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들.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장난감, 곤충, 몬스터, 물고기 등 지금껏 인간 이외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디즈니&픽사에서 처음으로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사실 <인크레더블>은 디즈니&픽사의 과거 애니메이션에 비해 창조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을지도 모른다. 그럴만도 한 것이 지금껏 인간 이외의 캐릭터를 묘사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볼거리였다는 것에 비해 인간의 캐릭터라는 것이 애니메이션 영역에 있어서는 평범함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약점을 알고있는 디즈니&픽사는 당연히 인간을 인간 그대로 평범하게 그리지 않는다. 주인공인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비롯한 일가족 모두를 슈퍼 히어로 이미지로 묘사함으로서 영화적 흥미를 불어넣는다.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실사영화인 <슈퍼맨> 그리고 초능력을 쓰는 인크레더블 부인과 자녀들은 <엑스맨>을 흡사 떠올리게 한다. 이런 점들이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영화와 색다를 것 없는 진부함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정의를 위해 악을 소탕한다는 논리를 비약적으로 해석이라도 한다면 미국의 팍스아메리카의 냄새가 분명 풍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자세를 걷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즐긴다면, 디즈니&픽사의 지금껏 3D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박진감있는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을 충분히 받게된다. 3D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진보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실사를 보는 듯 생생하며, 영화의 후반부에 주인공들이 벌이는 쉴틈 없는 액션 장면은 눈이 휘둥그레할 정도이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샤크>, <폴라익스프레스>와 비교했을 때 <인크레더블>이 갖는 우위는 <샤크>처럼 스타 배우 캐스팅을 통한 더빙에 집착하는 드림윅스와 달리 그 배역에 맞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연기자를 덧입힌다는 것과 퍼포먼스 캡쳐(실제 사람이 연기를 해서 애니메이션을 덧입히는 작업)로 연출한 <폴라익스프레스>보다 더욱 자연스러운 인간의 얼굴을 표현한다는 점일 것이다. 결국 디즈니의 노하우와 픽사의 기술력이 결합한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영역은 아마도 헐리우드에서 최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뭏든, <인크레더블>은 물론 전 연령대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좀 더 성인 취향에 가까운 애니메이션 액션의 결정체로서 손색이 없는 즐거운 영화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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