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개봉한 영화니, 꼭 1년이 지났다. 개봉당시에 봐야지 봐야지 했다가 못보고 지나갔는데, 어제 기회가 생겨서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게됐다.
영화에서 파트너로 나왔던 임수정, 김래원 두 배우는 요즘 월요일/화요일에 각기 다른 드라마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어쩌면 다시 개봉한다고 해도 꽤 흥행할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내용이야 뭐. 그냥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다. 시한부인생을 사는 여자와, 어쩔 수 없이 바라봐야만 하는 남자. 다만 이 영화가 특이한게 있다면, 그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걸 엄마가 계획했다는 정도?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깊었던건 주인공들이 아닌, 학교앞 '기수(旗手)'의 이야기다.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어느 비오는 날 여자의 학교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가 학교앞에서 교통사고로 죽고말았다. 그래서 남자는 그 뒤로 그 학교앞의 교통기수가 되었다고. 비가 오는 날에는 엉엉 울면서 교통정리를 한단다..
이상하게 왜 이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르겠다. 임수정이 죽을때도, 죽어가는 임수정을 보면서 김래원이 눈물흘릴때도 슬프지는 않았는데, 비오는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교통정리하는 기수의 울먹이는 얼굴이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음. 영화를 봤으니, 뭐 늦었지만 평점을 매긴다면...별 세개 반. ★★★☆
+. 참, 제일 부러웠던건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어떤 순간에 찍어도 예쁘기만한 임수정의 사진이다. 내가 남자친구였다면, 사진을 잘 찍지 못해도 여자친구를 찍어주기 위해서라도 사진 촬영 기술을 배웠을 것 같다.
저런 여자친구를 둔 남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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