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캐스팅 단계부터 이 영화 어느 정도 기대를 하긴 했다. 그러나 장르가 멜로여서 멈칫했지만 개봉일이 가까울수록 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고, 결국 보게 되었다. <이프 온리>를 보고 나서 이 영화는 사랑 못해본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이르구나 해서 이 영화가 사랑을 시작하는 남녀가 나온다길래 좀 배워볼까(?) 하고 호기심에 보게 되었다. 손예진, 정우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알츠하이머병..무식하게도 나는 이 병에 대해서 몰랐다. 레이건 대통령이 걸린 병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손예진의 몇몇 대사가 언뜩 치매를 나타내게도 한다. 두 남녀의 첫 만남부터 사랑하게 되는 과정까지 착하게 보여준 멜로 영화였다. 단순히 다투는 것도 거의 없었으며, 둘이 서로를 너무 아껴주고, 너무 사랑해서 몸을 보여주는 것까지 서슴없이(?) 하는 행동 등에서 참..보통 남녀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우성의 환경은 좀 작위적이었고, 어쩌면 이런 진실된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알츠하이머병도 어쩌면 작위적 설정이다. 그래서 공감이 안 간 걸지도 몰랐다. 가족 영화보다는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적긴 했지만...몇몇 슬픈 장면들이 있긴 했다. 그러나 참 따뜻하고 사랑이란 것을 한 번쯤은 해 보고 죽어야지 그런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니 마음이고 니 기억이야",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칸만 내주면 되는 거야" 이 두 대사만 생각난다면 이 영화 정말 7000원어치 한 것이다. 멜로 영화 보면 늘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누가 더 사랑했을까? 하는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단연 수진(손예진)의 압승이었다. 처음에 수진이 철수에게 끌렸으며, 나중에 자기 머리속에 지우개가 있다고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철수를 떠나려 한다. "사랑한다면 떠나라" 라는 말처럼 과감히 그 사람한테 다른 사람하고 잘 살라고 한다. 그러나 철수는 이제 어느덧 집착으로 변했다 "사랑한다면 보내줘라" 라는 말처럼 실행을 안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남자라는 존재가 안타깝기까지 했다.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은 (나는) 영화를 보면서는 공감이 안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흔해빠진 불치병 소재였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와서 지금까지(3일째) 순간순간 "내 연인이 저렇다면?" 생각을 하니까 보내줄 수도, 그렇다고 같이 살 수도 없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슬퍼지기도 했다. 혼자 1시간씩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그러다가 눈물이 나기도 했고... 공감보다는 나중에 여운만 남겨진 묘한 영화였다. 감독은 몇몇 대사에서 관객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공이 9개밖에 안 나와. 원래 10개 나오는 거 맞지?" "내가 집 가는 길을 요즘 모르겠어" 이런 대사 등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알려주려고 했다는데, 이미 관객들은 이 병에 대해서 알고 보는 거라 감독의 의도가 빗나가 아쉽기만 한다. 다음에는 더 어려운 불치병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재미있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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