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거에요. 자신의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만약 그 때 그랬더라면...' 후회와 아쉬움이 뒤범벅이 된 채로 사람들은 그런 가정을 해 보곤 합니다. 그러나 '역사엔 가정이 없다'는 요지의 말처럼 인생 역시 가정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가정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영화는 현실에서 경험 불가능한 일을 선사하기 때문에 보기에 즐겁고 흥미롭죠. <이프온리>는 예고편에서 보듯이 한 남자에게 뼈저리게 아팠던 하루를 다시 선사해요. 그 사무쳤던 아픔에 후회하지 말고 운명을 바꾸어 보라는 듯이 말이에요.
영화는 재미있고 아련한 슬픔을 남깁니다. 조금씩 다르게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전날 보았던 징조들은 어김없이 실현되어 가고, 그 징조들을 피해보려고 몸부림치는 이안(폴 니콜스)의 행동들은 안타깝기 이전에 재미가 있고, 달랑 하루 남은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이안과 사만다(제니퍼 러브 휴이트)의 사랑은 달콤하기 이전에 가슴시린 아픔이 있습니다. 그 웃음과 아픔을 통해서 영화는 마음 가는대로 사랑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사랑하라고.
사랑이 낯익은 감정이듯이 영화의 내용·소재 또한 새로울 게 없습니다. 때론 지나치게 작위적이어서 사람에 따라선 낯간지러울 수도 있을 겁니다. 영화의 형식도 음악이나 촬영 등에서 독특함이 배어있긴 하지만 약간의 숨 돌림 이상의 의미는 없구요. 하지만 숱한 장르 영화들이 이미 그 바닥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나오듯이 멜로 영화 또한 마찬가지죠. 게다가 사랑이란 감정에 발 담가보지 않은 자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멜로 영화나 로멘틱 코미디를 보고나서 항상 하는 얘기지만 뻔한 게 사랑이죠. 그런데... 뻔하다고 사랑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던가요? 뻔하다고 사랑에 감동받지 않는 사람이 있던가요? 멜로나 로멘틱 코미디 역시 같은 경우에 해당될 겁니다. 만에 하나 사랑에 관심이 없다면 계속되는 징조 속에서 폴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관람 방법입니다. 영화속 뻔한 사랑에 관심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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