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2편에 해당하는 오시이 마모루감독의 신작 <이노센스>는 의심할 여지없는 걸작이면서도 찬반양론을 일으킨 문제작으로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감독이 말한것처럼 <이노센스>를 보게되면 한글자막이 뜰텐데 열심히 읽지말았으면 한다.. 대사는 굉장히 애매하고 이해하는데 반드시 중요하다고 할수없다.. 이해하는것이 아니라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것이다.. 데카르트,공자,성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말들을 버트와 토구사의 입을 통해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인형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9년전 사이버 펑크 SF애니메이션의 효시로 불렀던 <공각기동대>보다 사고의 깊이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이동한 느낌이 든다.... 뇌 이외에는 모든 신체가 기계화된 버트,아직 인간의 몸을 소유하고 있지만 전자뇌를 지닌 토구사, "몸을 사리지고 정신만이 남아 네트워크를 떠돌고있는 쿠사나기는 이미 죽은 존재로 생각한다는 것은 오시이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야말로 기억이나 영혼이 아닌 인간의 '몸'이라고 주장하는것처럼.." 인간과 사이보그 로봇의 경계가 너무 모호하고 그 모호함이 현실이 될수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섬뜩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영화는....
이노센스에서 인형은 단순한 모사물이 아니라 인간과 똑같은 형태의 무엇을 만들어 조물주의 위치에 다가가고 싶어하는 욕망과 인간만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여기며 인간이 아닌 존재의식을 무시하는 오만 즉 인간이 아닌 존재들은 모두 인간이 되고싶어 할것이라는 착각이 얼마나 심각한 오류인지 말해준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전작과 달리 "이노센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돼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분류마저 무색할정도로 매력적인 장면과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음악이 숨막히게 보여주지만 아쉽게도 동서고금의 철학자들이 남긴 말속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네요..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영화는 아무리 잘만들어도 어설픈 영화 보다 못하는것 아닐까 주관적인 생각을 해봅니다..